배달앱 주문서의 짧은 요청 한 줄이 다시 자영업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논란으로 번졌다. 문제가 된 주문은 탕수육과 짜장, 짬뽕으로 구성된 2만8000원짜리 세트 메뉴였다. 그런데 주문자는 요청사항에 “면을 조금 덜 줘도 되니 크림새우를 서비스로 달라”는 취지의 문구를 남겼다. 메뉴를 줄이는 대신 별도의 요리를 덤으로 달라는 요구였다. 이후 이 주문 내역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배달앱의 요청란이 어느 순간 ‘부탁’이 아니라 사실상 압박 수단처럼 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을 키운 것은 뒤따른 리뷰였다. 주문자는 별점 1점을 남기며 음식에서 나뭇조각이 나왔다고 적었다. 식당 측과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아 리뷰로 남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온라인에서는 서비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낮은 평점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빠르게 퍼졌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추가 메뉴를 요구해놓고 기대한 대로 되지 않자 별점을 내린 것 같다”, “요청사항을 협상처럼 쓰는 손님이 늘고 있다”, “가게 입장에서는 음식보다 리뷰가 더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달앱 주문 문화에서 ‘요청사항’은 원래 맵기 조절, 제외 재료, 수저 필요 여부처럼 조리와 포장 편의를 위한 칸에 가깝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 범위를 넘는 요구가 적지 않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더 주거나 덤을 얹어달라는 부탁, 배달 외 시간 조정, 심지어 무료 메뉴 추가 요청까지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거절했을 때 불만이 리뷰와 별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무리한 요구를 들어줘도 손해, 거절해도 손해라는 인식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번 사연이 크게 주목받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음식 품질 문제와 별개로, 리뷰 시스템이 손님의 불만 표출 수단을 넘어 사실상 ‘비공식 협상창구’처럼 작동하는 순간이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별점 하나가 주문량과 매출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에서, 자영업자들은 요청사항 한 줄조차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고객은 부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주는 그것을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로 받아들이게 되는 셈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크림새우 한 접시를 둘러싼 소동이 아니다. 배달앱이 편리한 소비의 공간이 된 만큼, 그 안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경계와 예의가 무엇인지 다시 묻는 장면에 가깝다. 요청은 가능하지만, 요구가 당연해지는 순간 관계는 틀어진다. 그리고 그 부담은 대부분 음식값보다 훨씬 작은 선택권만 가진 자영업자에게 돌아간다. 이번 사연이 남긴 불편함은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