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외국인의 압도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7300선을 돌파하며 역대급 상승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10% 이상 폭등하며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은 58조 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초로 7,300선을 돌파하며 5,000 코스피 공약을 압도적인 수치로 증명해냈다. 취임 당시인 작년 6월 4일 전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를 매수해 1년간 보유한 투자자들은 오늘 하루 평가 차익뿐만 아니라 원금 대비 최소 3배에서 최대 6배가 넘는 기록적인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당시 주가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는 약 492주, SK하이닉스는 약 72주만 보유하고 있었어도 오늘 기준 1억 원 이상의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된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7.57포인트(6.45%) 급등한 7,384.5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한때 7,426.60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웠고 종가 기준으로도 7300선 위에 안착하며 시장의 화력을 증명했다. 거래량은 9억 8442만 주를 기록했으며 거래대금은 58조 1745억 원에 달해 평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홀로 3조 134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5760억 원, 기관은 2조 3090억 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에서 5295억 원 순매도, 비차익 거래에서 3433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1862억 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이 내놓은 매물을 외국인이 모두 받아내는 형국이 이어지며 수급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외국인 주도의 장세가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만 3500원(14.41%) 폭등한 26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경 5551조 원 규모로 불어났으며 하루 거래량만 5000만 주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11.62% 오르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상승세도 매서웠다. 전일보다 15만 4000원(10.64%) 오른 160만 1000원을 기록하며 160만 원 고지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PER(주가수익비율,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27.16배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지주사인 SK스퀘어도 9.89% 급등하며 108만 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 반도체 관련주의 폭등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급증과 인공지능 시장 확장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12% 상승한 48만 2000원을 기록해 지수 상승폭 대비 상대적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상장 주식 수 584만 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율은 49.37%로 절반에 육박하며 외국인 자금의 집중도를 보여주었다.
시장의 변동성 지표도 주목할 만하다. 이날 코스피의 장중 최저점은 7,093.01이었으나 최저점 대비 종가까지의 회복 탄력성이 매우 높았다. 52주 최저점이 2,559.17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지수는 약 188%가량 상승한 셈이다. 등락 종목 수를 살펴보면 상한가 2종목을 포함해 200개 종목이 상승했으나 하락한 종목은 679개에 달했다. 지수는 폭등했으나 대형주 위주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로 고르게 퍼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보합권에 머문 종목은 14개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를 두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적 우위와 이익 가시성이 확보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특히 유입된 자금의 성격이 비차익 거래(여러 종목을 바스켓으로 묶어 한꺼번에 거래하는 방식) 위주였다는 점은 특정 종목뿐 아니라 한국 시장 전반의 기초 체력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다만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의 3배를 넘어서는 '지수 왜곡' 현상은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 경기에 괴리감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거래대금 58조 원 중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되었다. 지수가 7400선 문턱까지 다가서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는 향후 지수 행보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 기조 유지 여부가 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