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6월이 오면 시장엔 초록빛 마늘쫑이 가득 찬다.

마늘 알맹이가 차기 전 올라오는 이 줄기는 마늘보다 향이 부드럽고 씹는 맛이 좋아 이맘때 밥상에 자주 오른다. 하지만 마늘쫑은 제철이 무척 짧다. 초여름이 지나면 국산 마늘쫑을 만나기 어렵고, 수입산은 그 맛을 따라오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제철의 맛을 오래 두고 먹으려 애쓰지만, 보관을 잘못해 금방 물러지거나 맛이 변해 버리는 일이 잦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식재료를 알뜰하게 지키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보통 마늘쫑을 오래 두려면 뜨거운 물에 데쳐서 얼리거나 장아찌를 담근다. 하지만 데쳐서 얼리면 나중에 꺼냈을 때 식감이 흐물흐물해지고 향도 다 날아간다. 데치지 않고도 1년 내내 갓 사 온 것처럼 싱싱하게 먹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손질법만 제대로 알면 내년 이맘때까지 든든한 밑반찬 거리가 된다.
성에 걱정 없는 보관 방법... 물기 한 방울이 맛을 가른다
냉동 보관을 할 때 가장 골칫거리는 성에다. 재료에 물기가 남은 채 냉동실에 들어가면 얼음 결정이 생기고 조직이 망가진다. 이러면 해동했을 때 수분이 다 빠져나가고 질긴 껍질만 남은 것처럼 느껴진다. 마늘쫑을 1년 동안 아삭하게 유지하려면 아래 차례를 지켜야 한다.
1. 꼼꼼한 고르기와 손질

먼저 줄기가 단단하고 매끄러운 마늘쫑을 고른다. 색이 너무 짙은 것보다 연두색이 도는 것이 부드럽다. 꽃봉오리 위쪽은 질겨서 먹기 나쁘니 과감히 잘라낸다. 보관하기 전 미리 손가락 한 마디 길이로 썰어두면 나중에 꺼내서 바로 요리하기 좋다.
2. 식초물 세척으로 살균하기
그릇에 물을 넉넉히 담고 식초를 두세 방울 떨어뜨린다. 썰어둔 마늘쫑을 10분쯤 담가둔다. 이렇게 하면 보이지 않는 먼지와 나쁜 것들이 깨끗하게 씻겨 나간다. 식초는 마늘쫑의 초록색을 더 선명하게 해주고 겉면을 단단하게 해준다. 시간이 지나면 흐르는 물에 두어 번 헹궈 건져낸다.
3. 가장 중요한 일, 완벽한 물기 제거
완벽한 물기 제거가 가장 중요하다. 채반에 받쳐 물기를 대충 빼는 것으로는 소용없다. 넓은 쟁반에 종이 수건을 깔고 마늘쫑을 겹치지 않게 펼친다. 겉면에 물방울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려야 한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30분쯤 바싹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늘쫑 단면에서 나오는 진액과 물기가 섞이지 않게 꼼꼼히 살피는 게 좋다. 물기가 완벽히 사라져야 냉동실 안에서 서로 달라붙지 않고 아삭함이 산다.
4. 비닐 가방에 담아 밀봉하기
물기를 다 없앴다면 지퍼백이나 비닐 가방에 소분해서 담는다. 이때 가방 안의 공기를 최대한 빼야 한다. 공기가 남으면 냉동실 냄새가 배고 맛이 변한다. 손으로 꾹 눌러 진공 상태처럼 만든 뒤 닫는다. 이렇게 해서 냉동실 깊숙한 곳에 넣어두면 내년 이맘때까지 싱싱함이 이어진다. 요리할 때는 녹이지 말고 얼어있는 상태 그대로 팬에 넣어 볶아야 물이 생기지 않고 맛있다.
보관한 마늘쫑으로 즐기는 갖가지 밥상
냉동실에 쟁여둔 마늘쫑은 언제든 꺼내서 요리할 수 있는 보물이다. 볶음부터 국물 요리까지 안 어울리는 곳이 없다.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맛깔나는 요리들을 알아보자.
1. 짭짤한 건새우 볶음
마늘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새우볶음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얼어있는 마늘쫑을 넣는다. 센 불에서 빠르게 볶다가 간장과 달콤한 조청을 넣는다. 마늘쫑이 반쯤 익었을 때 바삭하게 볶아둔 건새우를 넣고 한 번 더 뒤섞는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면 고소한 내음이 온 집안에 퍼진다. 씹을 때마다 새우의 감칠맛과 마늘쫑의 알싸함이 입안에서 춤을 춘다.
2. 돼지고기 매콤 볶음

고기 요리에도 마늘쫑은 제격이다. 돼지고기를 채 썰어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해 볶는다. 고기가 거의 다 익었을 때 냉동 마늘쫑을 듬뿍 넣는다. 마늘쫑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잡아줘서 물리지 않고 계속 들어간다. 밥 위에 얹어 슥슥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3. 기름 향 솔솔 나는 면 요리
파스타를 만들 때 마늘 대신 마늘쫑을 써보자. 올리브유에 마늘쫑을 넣고 은근하게 볶으면 기름에 향이 밴다. 여기에 삶은 면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마늘보다 씹는 맛이 좋고 향이 부드러워 서양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아이들도 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별미가 된다.
4. 새콤달콤 고추장 무침
입맛 없는 날엔 무침이 최고다. 냉동 마늘쫑을 끓는 물에 아주 잠깐, 10초만 넣었다 건진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 뒤 고추장, 식초, 설탕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된다. 특히 고기 구워 먹을 때 곁들이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5. 짭짤한 장아찌 느낌 조림
간장과 물, 설탕을 넣고 조린 소스에 마늘쫑을 넣고 바싹 졸여보자. 장아찌를 따로 담그지 않아도 비슷한 맛을 낸다. 물기가 적어서 도시락 반찬으로 싸가기에도 좋다. 시간이 지나도 무르지 않아 며칠 두고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마늘쫑의 효능... 몸을 따뜻하게 하고 건강을 지킨다
마늘쫑은 마늘이 가진 좋은 성분을 그대로 품고 있다.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이 잘 흐르도록 돕는다. 추위를 많이 타거나 소화가 안 되는 사람에게 참 좋다. 비타민 C도 풍부해서 피로를 풀어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 활동을 돕고 몸 안의 독소를 밖으로 내보내는 일도 해낸다.

5월과 6월, 마늘쫑 값이 쌀 때 넉넉히 사다가 이렇게 보관해두면 식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긴다.
요즘은 물가가 비싸서 식재료 하나를 사도 끝까지 다 먹는 게 중요하다. 제철 음식을 가장 쌀 때 사서 1년 동안 보관하는 기술은 이제 살림의 기본이 됐다. 전국 곳곳의 가게들에서도 요즘 마늘쫑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5월이 가기 전에 시장에 들러 싱싱한 마늘쫑을 사 오자. 식초물에 깨끗이 씻고 수건으로 정성껏 닦아 냉동실에 채워 넣는 순간, 다가올 1년의 밥상이 든든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