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을 걷던 여고생이 이유 없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경찰청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된 24세 장 모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7일 또는 8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심의위원회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 등 10명 이내로 구성된다.
장 씨는 전날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17세 고등학교 2학년 A 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이를 도우려던 17세 고등학교 2학년 B 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 양은 늦은 밤까지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다. 인근을 지나던 B군은 여성의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다가갔다가 2차 피해를 입었다. B 군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나 승용차와 택시 등을 갈아타며 도주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인 전날 오전 11시 24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주거지 인근에서 장 씨를 긴급 체포했다. 도주 과정에서 추가 범행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들과 전혀 모르는 사이였으며 별다른 목적 없이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 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 동기와 계획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프로파일러 면담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전후 행적과 심리 상태도 확인할 방침이다. 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날 중 신청될 예정이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7일쯤 열릴 전망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신상공개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절차에 들어갔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중대한 피해,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 등을 충족하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작위로 시민을 노린 이른바 ‘묻지마 범죄’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충격도 커지고 있다. 늦은 밤 평범하게 귀가하던 학생이 아무런 이유 없이 희생됐고 이를 도우려던 또래 학생까지 공격받으면서 시민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