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인데 이 가격 실화?... 너무 잘 팔려 없어서 못 파는 노트북

2026-05-04 16:40

애플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 역대급 반응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가 출시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맥북 네오의 예상 배송일은 현재 이달 20일에서 26일 사이로 표시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온라인 재고가 보름 만에 전량 소진됐지만 애플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고객 반응이 기록적인 수준"이라며 맥북 네오가 신규 맥 사용자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출시 첫 주 성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맥북 네오는 지난 3월 11일 정식 출시됐다. 가격은 한국 기준 99만 원(미국 599달러)으로 맥북 라인업 사상 가장 출고가가 낮다. 교육 할인을 받으면 85만 원(미국 499달러)부터 구매할 수 있다.

맥북 네오엔 아이폰 16 프로에 탑재됐던 A18 Pro 칩(CPU 6코어·GPU 5코어·NPU 16코어)을 탑재했다. 메모리는 8GB 통합 메모리로 고정되며 저장 공간은 256GB와 512GB 두 가지다. 디스플레이는 13인치 리퀴드 레티나(2408×1506, 최대 500니트)이고 배터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기준 최대 16시간을 지원한다. 무게는 1.23㎏으로 팬리스 무소음 설계를 채택했다. 색상은 실버·블러시·시트러스·인디고 네 가지다.

성능은 일상 작업 수준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은 인텔 코어 울트라5 칩 탑재 PC 대비 웹 브라우징 속도가 최대 50% 빠르고 온디바이스 AI 워크로드는 최대 3배 빠르다고 밝혔다. 더 버지는 "2020년 당시 시장을 바꾼 M1 맥북 에어처럼 얇고 가벼운 노트북의 기본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GQ는 "타협이 거의 없는 훌륭한 노트북"이라며 "애플이 마침내 합리적인 가격대 제품을 제대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M 시리즈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프로에 비해 영상 편집 등 고사양 작업에서는 성능이 떨어지고, 메모리 대역폭도 60GB/s로 맥북 에어의 절반에 못 미친다. 8GB 고정 메모리와 USB 2.0 포트 구성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맥북 네오가 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성능보다 가격 때문이다. 맥북 네오는 기존에 크롬북과 저가 윈도우 노트북이 장악해 온 500~800달러대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PC 시장 전반이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요 침체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애플만이 역방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자체 설계 칩과 표준화된 부품 구성 덕분에 경쟁사가 원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윈도우 OEM 업체들은 부품 구성이 파편화돼 있어 가격 방어가 더 어렵고, 공급망 문제와 관세 영향으로 PC 가격이 최대 30%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들의 반응은 출시 당시부터 즉각적이었다. ASUS CEO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인텔·AMD를 포함한 모든 PC 시장 참여자들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윈도우 센트럴은 "윈도우 OEM 기업에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표현했다. 퓨처럼 리서치 디렉터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맥북 네오를 "PC 가치 중심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경쟁 선언"이라고 부른 바 있다.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맥북 네오 / 애플 홈페이지

판매 성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애플의 연간 맥북 네오 출하량 목표는 초기 500만~800만 대에서 1000만 대로 상향 조정됐다.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은 애플이 올해 델을 제치고 노트북 출하량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레노버·HP·에이수스·에이서 등 주요 업체들의 출하량은 모두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애플 맥북 시리즈 전체 출하량은 2500만 대 이상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정점을 회복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흥행의 발목을 잡는 요인도 있다. A18 Pro 칩 재고 부족이 공급 지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모델에서는 A19 칩을 도입해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도 '와일드캣 레이크' 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경쟁사들의 반격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맥북 네오의 흥행이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애플의 생태계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99만 원에 맥북을 구매한 신규 사용자가 아이클라우드·애플 뮤직·앱스토어 등 유료 서비스로 이어질 경우 애플의 서비스 매출 확대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