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어두는 계절 되자…걸리면 과태료, 서울시 ‘이것’ 10월까지 단속

2026-05-03 18:36

밤마다 울리는 오토바이 굉음, 서울시 10월까지 상시 단속
불법 개조 머플러·배기소음, 과태료로 강하게 대응

날이 더워지고 창문을 여는 시간이 늘어나는 계절이 오면서, 서울시가 이륜자동차 소음 단속에 나선다. 밤낮없이 도로를 오가는 오토바이 굉음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수면 방해, 주거 불편, 생활 스트레스와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는 봄·여름철에는 작은 소음도 실내로 크게 들어오는 만큼, 이번 상시 단속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통경찰 / 연합뉴스
교통경찰 / 연합뉴스

창문 열어두는 계절, 오토바이 소음 잡는다

서울시는 날이 더워지고 창문을 여는 일이 잦아지는 계절을 맞아 소음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이륜자동차 소음을 상시 단속한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단속은 이륜차 통행량이 많은 간선도로와 자치구 민원이 많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현장 실태조사를 토대로 단속 지점을 정하고, 경찰·자치구·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월 1회 주야간 합동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자체 기동반도 투입한다. 정해진 일정에 맞춘 단속만으로는 현장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불시 단속을 병행해 소음 유발 운행을 보다 촘촘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단속의 주요 대상은 배기소음 허용기준을 초과한 운행, 소음기인 머플러 불법 개조 등이다.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개선 명령과 과태료가 함께 부과된다. 단순 계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정 처분을 통해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7월 ‘서울시 이륜자동차 소음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통해 이륜차 소음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상시 단속은 이 같은 제도적 기반 위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조치다.

걸리면 과태료…배기소음·불법 개조가 핵심

이륜차 소음 단속 현장 / 지난달 15일 강서구 마곡역 인근에서 이륜차 소음을 단속하는 모습 / 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이륜차 소음 단속 현장 / 지난달 15일 강서구 마곡역 인근에서 이륜차 소음을 단속하는 모습 / 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오토바이 소음 문제는 특정 시간대에만 발생하는 불편이 아니다. 배달 수요가 많은 저녁 시간대는 물론, 심야 시간에도 굉음을 내는 이륜차가 주거지를 지나가면 시민들은 잠에서 깨거나 대화를 멈춰야 할 정도의 불편을 겪는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소음기를 임의로 개조하거나 배기소음 허용기준을 넘긴 차량이다. 정상적인 운행 소음과 달리 불법 개조로 인한 굉음은 짧은 순간에도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주거지역, 학교 주변, 병원 인근에서 민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서울시는 이번 단속을 통해 이 같은 운행 행태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현장에서 위반이 확인되면 개선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한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단속에 걸릴 경우 차량 정비 부담과 과태료 부담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정기적인 단속과 홍보를 통해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워 시민이 쾌적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단속과 함께 친환경 이륜차 전환도 유도한다. 이륜차를 많이 이용하는 배달 종사자를 중심으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추가 보조금 지급 등을 추진해, 소음과 대기오염을 함께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지방에서도 단속 강화

과거 합동단속 모습 / 천안시 제공, 연합뉴스
과거 합동단속 모습 / 천안시 제공, 연합뉴스

오토바이 소음 문제는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BBS NEWS 보도에 따르면 대구광역시도 봄철 시민들의 평온한 주거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이륜차 소음 저감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대구시의 단속 역시 야외 활동이 늘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 가구가 많아지는 봄철을 맞아 추진됐다. 오토바이 소음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대구시는 지난 3월 17일부터 31일까지 각 구·군과 대구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합동 단속반을 구성했다. 이후 지역 내 주요 도로를 순회하며 총 168대의 이륜차를 정밀 점검했다.

점검 결과 소음 덮개를 탈거하거나 소음기를 임의로 개조하고, 소음 기준치를 초과해 운행한 이륜차 3대가 적발됐다. 대구시는 관련 법령에 따라 개선 명령과 함께 최대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륜차 소음 합동단속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륜차 소음 합동단속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다만 규정을 명확히 몰랐거나 차량 관리가 다소 미흡했던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계도 조치했다. 처벌만이 아니라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안전 운행 동참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김정섭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이륜차 소음은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운전자의 배려와 올바른 운행 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를 통해 조용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왜 반가운 조치인가…소음은 일상을 직접 흔든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오토바이 소음은 단순히 “시끄럽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주거지역에서 반복되는 굉음은 수면을 방해하고, 재택근무나 학습 집중도를 떨어뜨리며, 영유아·노약자·환자에게는 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창문을 닫으면 답답하고, 열면 소음이 들어오는 상황이 반복되면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거나 더위를 식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 시기에는 도로 위 이륜차 소음이 실내까지 그대로 전달되기 쉽다. 밤 시간대 주택가를 지나는 배기음, 신호 대기 후 급가속하는 소리, 불법 개조 머플러에서 나는 굉음은 시민들이 가장 체감하기 쉬운 생활 소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10월까지 상시 단속은 시민 입장에서 반가운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단발성 점검이 아니라 민원 다발 지역과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중심으로 주야간 합동 단속과 불시 단속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기준 정성국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12명은 지난달 27일 ‘소음·진동관리법 일부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직접 이동소음 규제 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토바이 굉음.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오토바이 굉음.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현행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동소음 규제 지역을 지정해 이동소음원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지자체별 의지에 따라 규제 수준이 달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거지역, 종합병원 인근, 학교 주변, 도서관 일대 등 소음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소음원의 사용 금지나 사용시간 제한 조치가 가능해진다.

의안 제안서에는 “헌법 제35조는 국민의 기본권인 환경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불법 개조로 과도한 배기 소음을 내는 오토바이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환경권은 물론, 수면권 및 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배경 설명이 담겼다.

대표 발의자인 정 의원은 이와 관련, “밤마다 울리는 오토바이 굉음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국민의 건강과 일상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개정안을 통해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환경부에 접수된 오토바이 소음 관련 민원은 3323건으로 자동차 민원의 약 2.4배에 달했다. 민원이 많은 만큼 단속 필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상시 단속 체계가 아닌 수시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이번 서울시 단속은 단순한 교통 단속이 아니라 시민의 생활 소음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가깝다. 창문을 열어두는 계절, 밤마다 반복되는 오토바이 굉음에 불편을 겪어온 시민들에게는 실제 체감도가 큰 생활 정책이 될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