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과 자연이 만든 풍경은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EBS1 ‘세계테마기행’ 4부작 ‘이지연의 일본 소도시 기행’의 마지막 여정은 일본의 심장이라 불리는 기후에서 마무리된다. 전통 가옥에 깃든 삶의 방식부터 옛 상인 거리의 일상, 그리고 수백 년을 이어온 장인의 손끝까지. 이번 편은 일본 소도시가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를 따라간다.

오는 5월 7일 방송되는 4부 ‘일본의 심장, 기후’는 히다산맥에 둘러싸인 시라카와고에서 시작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마을은 폭설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진 독특한 가옥, 갓쇼즈쿠리로 유명하다. 합장한 손 모양을 닮은 급경사 지붕 아래에는 옛 산간 마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단순한 건축을 넘어, 자연과 함께 살아온 지혜가 공간 곳곳에 스며 있다.
여정은 ‘작은 교토’라 불리는 다카야마로 이어진다. 에도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산마치 거리는 전통 건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골목마다 당시 상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케 양조장과 찻집, 식당이 이어지는 거리에서 일본 특유의 생활 문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곳에서는 자판기로 술을 판매하는 독특한 풍경도 만날 수 있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일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다음 날 아침, 미야가와 아침 시장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직접 가져온 신선한 농산물과 수공예품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와 소박한 풍경 속에서 이 지역의 일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다카야마는 일본 3대 소고기로 꼽히는 히다규로도 유명한 곳이다. 전통 음식점에서는 된장과 함께 구워낸 히다규 요리, 호바미소를 통해 깊고 진한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이어 찾은 곳은 ‘칼의 도시’ 세키다. 600년 전통을 이어온 우치다 대장간에서는 일본 도검 제작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에도 시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칼을 만들었다는 이곳에서 26대 장인은 여전히 불 앞에 서 있다. 800도가 넘는 불에서 수차례 담금질을 거친 칼날에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가 담긴다. 오랜 시간 이어온 기술과 집념이 한 자루의 칼로 완성되는 순간이다.
‘세계테마기행’ 마지막 4부는 관광지의 화려함보다 그 이면에 쌓인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시라카와고의 전통 가옥, 다카야마의 골목과 시장, 세키의 대장간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일본 소도시가 지닌 깊이를 차분히 보여준다. ‘이지연의 일본 소도시 기행’ 4부 ‘일본의 심장, 기후’는 5월 7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id="docs-internal-guid-bf89ef2b-7fff-2c05-75f9-9ffd0c6c4d61">※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