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를 대표하는 풍경과 맛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낸 필연에 가깝다. EBS1 ‘세계테마기행’ 4부작 ‘이지연의 일본 소도시 기행’ 세 번째 여정은 일본의 상징 후지산을 품은 시즈오카로 향한다. 산과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란 음식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이곳은 ‘보는 여행’과 ‘먹는 여행’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공간이다.

6일 방송되는 3부 ‘후지산 맛집, 시즈오카’는 후지산을 가장 다채로운 방식으로 만나는 여정으로 시작된다. ‘후지산 뷰 맛집’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후지산 꿈의 대교와 고속도로 휴게소인 후지카와 SA에서는 각기 다른 각도에서 후지산을 담아낸다. 같은 산이지만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후지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지가 된다.
여정은 자연스럽게 스루가만으로 이어진다. 후지산을 바라보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또 다른 보물이 기다리고 있다. 바다 위가 아닌,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봄의 맛 ‘벚꽃 새우’다. 봄과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이 붉은빛 새우는 스루가만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바삭하게 튀기거나 신선하게 즐길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후지산의 풍경과 함께하는 한 끼는 시즈오카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이어 찾은 시라이토 폭포는 후지산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물줄기가 빚어낸 장관이다. 때마침 내린 비로 수량이 더해지면서, 암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이름처럼 ‘하얀 실’처럼 부드럽게 퍼져 나간다. 자연이 만든 섬세한 선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완성하는 순간이다.
후지산이 시즈오카에 남긴 또 하나의 선물은 녹차다. 교쿠로노사토에서는 일본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교쿠로 차를 만날 수 있다. 차를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다도의 방식으로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은 여행의 속도를 한층 낮춘다. 물과 온도, 기다림이 만들어내는 차 한 잔에는 시즈오카의 자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정은 일본 남알프스의 입구, 스마타 협곡으로 이어진다. ‘21세기에 남기고 싶은 일본의 자연 100선’에 이름을 올린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코노에 꿈의 현수교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물과 협곡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시마다시 가와네초. 수령 300년의 벚나무를 지나 도착한 식당에서는 시즈오카의 또 다른 별미 장어를 만난다. 이곳의 방식은 단순하지만 확고하다. 장어를 찌지 않고 바로 구워내는 간사이식 조리법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완성한다. 깨끗한 물로 잡내를 제거하고, 한 마리를 통째로 구워내는 방식은 오직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세계테마기행’ 3부는 후지산이라는 하나의 풍경에서 시작해 바다와 음식, 전통과 자연으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여행을 그린다. 보는 순간과 먹는 순간이 이어지며 완성되는 시즈오카의 매력은,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닌 경험의 축적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이지연의 일본 소도시 기행’ 3부 ‘후지산 맛집, 시즈오카’는 5월 6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