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특급호텔의 상징이자 미식가들의 필수 코스인 애플망고빙수(애망빙) 가격이 2026년에도 어김없이 올랐다.

서울 주요 5성급 호텔들이 내달 1일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공개한 가격표에는 '빙수 한 그릇 15만 원' 시대의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숫자들이 선명하다. 원재료인 제주산 애플망고 가격 상승에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마저 무너뜨리는 모양새다.
신라 13만 원·포시즌스 14만 9000원... 멈출 줄 모르는 가격 질주
특급호텔 애망빙 시장의 기준점으로 통하는 서울신라호텔은 다음 달 1일부터 '더 라이브러리'에서 애플망고빙수를 13만 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11만 원에서 1년 만에 2만 원(약 18%)을 인상한 수치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역시 지난해보다 1만 원 올린 13만 원으로 가격을 맞췄으며, 시그니엘 서울은 13만 5000원으로 5000원 인상했다.
현재 시장 최고가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차지했다. 포시즌스는 올해 가격을 지난해와 동일한 14만 9000원으로 동결했으나, 여전히 주요 호텔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15만 원에 단 1000원 모자란 금액이다. 롯데호텔 서울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각각 12만 원으로 가격을 조정하며 10만 원대 중반 대열에 합류했다.
인건비·원가 상승이 부른 도미노 인상... ‘플라자’는 판매 중단

반면 아예 판매를 포기한 곳도 등장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는 라운지 리뉴얼과 메뉴 개편을 이유로 올여름 빙수 판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 따른 비판 여론과 수익성 제고 사이에서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디저트 넘어선 ‘스몰 럭셔리’... 과시적 소비 열풍은 지속
전문가들은 애망빙의 가격 고공행진이 단순한 물가 상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고가의 호텔 빙수는 이제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인 ‘스몰 럭셔리(Small Luxury)’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3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대기 시간이 2~3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인기가 여전한 이유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애플망고빙수는 호텔의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여름 시즌의 얼굴과 같다"며 "고급 식재료와 호텔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확실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격 정책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기화된 고물가 속에서도 특별한 경험에는 지갑을 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2026년 여름 식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