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던 30대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 남부경찰서와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울산 남구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던 산모 A씨가 과다출혈 증세를 보이다가 끝내 숨을 거두었다. 다행히 태어난 아기는 생존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산모인 A씨는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당시 수술실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폐쇄회로(CC)TV에 수술 장면이 전혀 녹화되지 않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이며 남부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산과적 과다출혈은 전 세계적으로 임신부 사망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매우 급격하게 진행된다는 특성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 간주된다. 분만 과정이나 직후에 발생하는 대량 출혈은 단 몇 분 만에 산모를 쇼크 상태에 빠뜨릴 수 있을 만큼 위험하며
특히 제왕절개 수술은 복부와 자궁벽을 직접 절개해야 하므로 자연분만과 비교했을 때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과다출혈이 시작되면 산모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박수가 치솟는 보상 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면 뇌나 신장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주요 장기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다장기 부전이 발생하고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다출혈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난 후 자궁은 강력하게 수축하여 태반이 떨어진 자리의 혈관들을 압박해 지혈해야 하지만 자궁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이완된 상태로 머무는 자궁 이완증이 발생하면 열려 있는 혈관을 통해 대량의 출혈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또한 수술이나 분만 과정에서 자궁 경부나 질 혹은 주변 연부 조직과 혈관이 물리적으로 손상되어 출혈이 발생하는 산도 손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태반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수축을 방해하거나 태반이 자궁 근육층에 너무 깊게 박혀 있는 태반 유착과 같은 태반 이상이 있을 경우에도 물리적인 지혈이 매우 어렵게 된다. 마지막으로 산모가 기존에 혈액 응고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거나 분만 중 발생한 대량 출혈로 인해 몸 안의 응고 인자가 모두 소모되어 피가 멈추지 않는 파급성 혈액응고장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출산 현장에서 과다출혈이 인지되는 즉시 의료진은 다학제적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 즉각적인 수액 공급과 대량 수혈을 통해 산모의 혈압을 유지하는 동시에 강력한 자궁 수축제를 투여하여 물리적인 지혈을 시도해야 한다. 만약 약물 치료로도 지혈되지 않는다면 자궁 동맥 색전술을 시행하거나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궁 적출술을 시행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위험 산모의 경우 대량 수혈 시스템이 완비된 상급 종합병원에서의 분만을 사전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울산 사건과 같이 수술실 CCTV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는 의료 사고 발생 시 진실 규명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이므로 경찰 수사를 통해 수술 과정에서의 판단 지연이나 응급 처치 미흡 여부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