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을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30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범정부 TF'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연 매출액 30억 원을 초과하는 대형 주유소를 지원금 사용처에 전격 포함시킨 것이다.
기존 지침에 따르면 피해지원금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 사업장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유류비 부담 완화라는 지원금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유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주유소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매출액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5월 1일부터 국민들은 본인의 주소지 관할 지자체 내에 있는 모든 주유소에서 주유 시 피해지원금을 결제할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기존 상품권 가맹점인 주유소와 이번에 추가 등록된 주유소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가맹점 등록 여부는 지자체별로 다를 수 있어 가맹점 목록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행안부는 "주유소와 인근 대형 매장이 사업자등록번호를 공유하면서 같은 단말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주유소가 사용처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가계의 유류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사용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길 기대한다"며 "정부는 향후에도 국민의 입장에서 제도를 면밀히 살피고 불편 사항을 즉각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주유소 사용 여부 두고 결정 바뀐 이유
정부가 처음부터 모든 주유소에서 지원금을 쓰지 못하게 한 이유는 '골목상권 보호'라는 대원칙 때문이었다. 지역사랑상품권 법령 및 지침상 소상공인이 아닌 대형 법인이나 매출 규모가 큰 사업장은 가맹점에서 제외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도심 내 대형 주유소들은 연 매출 30억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포함시킬 경우 지원금이 대형 자본으로 쏠리고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하지만 정책 시행 초기,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유가 지원금인데 정작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니 가맹점이 아니라고 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주유소는 업종 특성상 단가가 높아 매출액이 쉽게 30억 원을 넘기지만, 실제 영업이익률은 낮은 경우가 많다. 단순히 매출 규모로 '영세성'을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거주지 인근에 소규모 주유소가 없는 경우, 시민들은 지원금을 쓰기 위해 원거리 주유소를 찾아 헤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고유가 대응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장 직접적인 지출 항목인 '유류비' 결제가 원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고유가 피해 지원금이니까 기름 정도는 넣을 수 있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주유소 이용 제한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결국 정부는 민생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주유소에 한해 매출 제한 규정을 철폐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조치로 인해 주유 시 가맹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국민들의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유가 상승분만큼의 실질적인 가계 소득 보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