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얼거린다” 이유로…8개월 아들 숨지게 한 친모 긴급 체포

2026-04-30 08:27

병원 입원 권유에도 귀가…두개골 골절 상태 방치
홈캠에 찍힌 방임 정황…수시간 외출 반복 드러나

생후 8개월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30일 뉴스1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10일께 경기 시흥시에 있는 자택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 군의 머리를 TV 리모컨으로 여러 차례 때리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군은 폭행 이후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고 결국 며칠 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부부는 지난 10일 B군을 데리고 경기 부천시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았다. 당시 의료진은 B 군에게 두개골 골절 등 심각한 머리 손상이 있다고 보고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 씨 부부는 아이를 입원시키지 않고 그대로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지난 13일 B 군이 집에서 의식을 잃자 다시 같은 병원을 찾았다. B 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를 회복하지 못했고 다음 날인 14일 결국 숨졌다. 병원 측은 B 군의 상태와 사망 경위 등을 토대로 학대가 의심된다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B 군의 사망 경위에 A 씨 부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두고 자택 주변과 내부 상황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집 안에 설치된 홈캠, 가정용 CCTV 영상 등을 분석했고 A 씨 부부가 B 군을 집에 남겨둔 채 수시간씩 외출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A 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씻기다가 넘어뜨려 다쳤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경찰의 계속된 추궁 끝에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후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칭얼거려서 그랬다”며 TV 리모컨으로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을 통해 B군이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진술과 홈캠 영상, 병원 진료 기록, 국과수 부검 소견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학대 경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A 씨의 남편은 현재까지 범행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방임이나 학대 방조 여부 등 추가 혐의가 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이날 중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A 씨 남편의 신분이나 적용 혐의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비극...영유아 아동학대 사건 반복

비슷한 아동학대 사건은 최근에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인천에서는 생후 19개월 된 딸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모가 구속기소됐다. 사망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4.7kg으로 또래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친모가 아이를 장시간 집에 홀로 둔 채 외출하고 우유나 이유식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기 시흥에서도 세 살배기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친모와 그의 연인이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아이가 초등학교 예비소집과 입학식에 나타나지 않자 학교 측이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친모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중대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면서 사전 보호 체계의 허점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피해 아동 대부분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나이인 데다 학대가 가정 안에서 이뤄질 경우 외부에서 조기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병원 진료나 사망 이후 수사 과정에서야 학대 정황이 드러나는 사례가 이어지는 이유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