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부처님오신날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 고속도로와 철도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번 연휴를 여행객 이동의 정점으로 보고 다음 달 23일부터 25일까지 KTX와 일반열차를 총 38회 추가 운행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번 증편으로 약 1만 9000석의 좌석이 추가 공급되면서 예매 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시민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특히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새벽 시간대 부산발 서울행 열차를 편성하는 등 귀경객 편의를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기사에서는 코레일의 증편 소식과 함께 기차표 한 장으로 누릴 수 있는 권역별 최적의 여행지를 심층 분석했다.
[경부선] 4만 개 연등의 바다와 도심 속 맥주 축제... 부산의 두 얼굴
경부선 KTX의 종착역인 부산은 이번 연휴 가장 뜨거운 목적지다.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는 이미 2012년 미국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명소 50선’으로 꼽았을 만큼 세계적인 수준의 장관을 자랑한다. 다음 달 15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4만 개의 연등이 사찰 전체를 덮으며 연등 터널과 화려한 물결을 만들어낸다. 매일 오후 7시 점등되어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불을 밝히는데, 어둠 속에서 빛나는 연등의 행렬은 종교를 초월해 방문객에게 깊은 감동과 평온함을 선사한다.

경건한 사찰 탐방이 끝났다면 해운대 센텀시티로 이동해 도심의 활기를 느껴볼 차례다.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센텀맥주축제’는 연휴 전날인 22일부터 시작돼 31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이 축제는 무제한 맥주 시음과 함께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져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전 예매 시 10퍼센트 할인 혜택이 주어지므로 기차표 예매와 함께 미리 서두르는 것이 경제적이다. 부산은 이처럼 전통적인 종교 문화와 현대적인 축제 문화가 공존하는 5월 최고의 여행지다.
[강릉선] 소나무 숲길 따라 흐르는 문학의 향기... 강릉 초당동의 쉼표
동해안의 시원한 바다를 찾아 강릉으로 향하는 강릉선 KTX 역시 증편의 혜택을 톡톡히 본다. 강릉역에서 멀지 않은 초당동에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 시대 천재 문인 남매를 기리는 이곳은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사색과 힐링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고즈넉한 한옥 생가와 기념관을 둘러본 뒤 경포천을 따라 길게 뻗은 소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초당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초당순두부의 본고장이다. 숲길 산책 후 근처 식당에서 몽글몽글한 순두부로 배를 채우고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초당옥수수커피로 입가심을 하는 코스는 강릉 여행의 정석으로 꼽힌다. 강릉은 대형 리조트와 유명 해변에 인파가 몰리는 경향이 있으나, 기념공원 주변은 상대적으로 안락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1인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다. 소나무 향과 커피 향이 어우러진 강릉의 5월은 기차 여행의 낭만을 더해준다.
[호남선] 9미(味)의 도시 목포... 뚜벅이 여행자를 위한 시티투어의 마법
호남선 KTX의 끝자락 목포는 '맛' 하나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목포시는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탕, 우럭간국 등 수산물을 기반으로 한 아홉 가지 맛, 즉 '9미(味)'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목포역 주변에는 시가 인증한 노포와 맛집들이 밀집해 있어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미식 투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한 목포의 명물 주전부리인 솜빵이나 새우칩 등은 여행 사이사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차 없는 여행자라면 목포 시티투어 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목포역을 기점으로 근대역사관, 유달산, 해상케이블카, 종합수산시장 등 주요 거점을 순환하는 시티투어는 단돈 몇 천 원으로 목포 전체를 훑어볼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다. 주간 투어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행되며, 사전 예약이 원칙이지만 잔여석에 한해 현장 탑승도 가능하다. 목포의 좁은 골목길과 근대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왜 목포가 뚜벅이 여행자들의 성지로 불리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연휴 기간 열차표는 예매 개시와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코레일 관계자는 "실제로 열차 출발 전날이나 당일에 취소되는 표의 물량이 상당하다"고 귀띔한다. 예매에 실패했다면 모바일 앱 '코레일톡'의 기능을 200퍼센트 활용해야 한다. '예약대기' 신청을 해두면 반환된 승객의 좌석이 순번대로 배정된다. 이때 좌석이 배정됐다는 알림을 받으면 당일 오후 6시까지 결제를 완료해야 확정되므로 알림 설정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입석+좌석' 혼합 승차권도 훌륭한 대안이다. 구간의 일부는 앉아서 가고 일부는 서서 가는 방식인데, 장거리 여행 시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코레일이 이번에 공급한 1만 9000석의 추가 좌석은 28일 오전 10시부터 풀렸으나, 여행 당일까지 이어지는 취소 표의 흐름을 잘 읽는다면 5월 연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철도 여행은 단순히 목적지로 이동하는 수단을 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여행자에게는 안전한 휴식을 제공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2026년 5월, 증편된 열차와 함께 한반도 곳곳의 숨겨진 보석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