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불륜 현장 덮쳤다가 징역 1년 실형 선고받은 아내 (이유)

2026-04-29 10:05

상간녀 폭행 및 촬영이 부른 실형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40대 여성이 남편의 외도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상대 여성을 20여 분간 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에서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분노가 이해되는 정황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범행 방법의 악질성을 들어 집행유예 없이 징역 1년을 확정했다. 뉴스1이 29일 ‘사건의 재구성’ 코너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거 판결을 소개했다.

■ 모텔방에서 남편 옆 나체 여성 목격

A 씨(40대·여)는 2024년 10월 어머니로부터 "네 남편이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연락을 받고 울산 소재 모텔을 찾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방에서 A 씨가 맞닥뜨린 것은 나체 상태로 있던 상간녀 B 씨였다.

A 씨와 남편 C 씨는 경제적 이유로 법적 이혼을 한 상태였지만 이후에도 동거를 지속하며 사실상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A 씨 입장에서 B 씨는 사실혼 관계를 깨뜨린 상대였다.

분노한 A 씨는 양손으로 B 씨의 머리채를 잡아 함께 바닥으로 넘어진 상태에서도 발길질을 이어갔다. C 씨가 처음에는 그만두라고 말에만 그치다가 폭행이 계속되자 그제야 A 씨를 뜯어말렸다. 이 폭행은 20여 분간 지속됐고, B 씨는 갈비뼈 골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 "전단지 뿌리겠다" 나체 촬영 후 유포 협박

폭행에 그치지 않았다. A 씨는 "불륜 증거를 남기겠다"며 B 씨의 전신을 나체 상태 그대로 사진으로 촬영했다. B 씨가 사진 삭제를 요구하자 A 씨는 "너희들 불륜의 증거 사진이다. 두고 봐라",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 전단지로 뿌리겠다"며 협박했다.

같은 날 A 씨는 B 씨가 아르바이트하던 호프집 사장에게 전화해 "나체 사진을 인쇄소에 맡겼다. 인스타에 올리고 전단지 인쇄도 할 거니 전화하라고 B 씨에게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사장은 즉시 이 내용을 B 씨에게 전달했다.

결국 A 씨는 상해 혐의와 함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및 촬영물등이용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 법원 "반성 말로만… 죄질 안 좋아" 실형 선고

울산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정홍)는 A 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체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가하고, 불륜 증거를 남긴다는 명목으로 나체 상태인 피해자의 전신을 촬영한 다음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현장을 벗어난 후에도 피해자의 직장 사장에게 연락해 또다시 협박했다"고 범행 경위를 정리했다. 그러면서 "범행의 경위, 방법, 내용, 피해 정도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양형 이유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원에 반성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그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동종전력이 없고 부양할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 상간녀엔 무죄…남편 진술 "신빙성 없다" 배척

함께 재판에 넘겨진 B 씨는 실랑이 과정에서 A 씨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B 씨가 폭행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고, B 씨의 머리카락만 빠져있는 사진과 B 씨 팔다리의 멍 사진 등을 종합하면 B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B 씨의 폭행 사실을 증언한 유일한 증인 C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C 씨는 사건 이후 B 씨와의 통화에서 "너를 위해 네가 맞았다고 내가 증언해 줄 수는 없다", "증인으로 가면 난 모르겠다고 하면 된다", "누가 손해인지 한번 해봐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C 씨는 이 사건에서 객관적인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진술의 일관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설령 B 씨가 A 씨의 폭행에 대항해 일부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하더라도, 정황에 비춰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배우자 불륜 적발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불륜 피해자라고 하더라도 폭행·불법 촬영·협박을 수반한 응징을 가하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된다는 점을 이번 판결은 보여준다. 법원은 유사 사건에서 일관되게 다음 기준을 적용해왔다. 현장에서 감정이 격해졌더라도 신체에 직접 가해행위를 하면 상해죄 또는 폭행죄가 성립하며, 특히 전치 4주 이상의 상해는 실형 등 중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위를 촬영하는 행위는 설령 불륜 증거 확보 목적이라 할지라도 성폭력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 "유포하겠다"는 말 한마디 역시 실제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협박죄를 구성하며, 이를 직장 상사나 지인에게 전달할 경우 명예훼손 및 협박의 확산으로 판단되어 양형이 가중된다.

그렇다면 불륜 피해자가 법적으로 자신을 지키면서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증거 확보는 반드시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충돌하여 물리적 마찰을 빚는 대신 공공장소에서의 동행 장면, 숙박업소 출입 사실, 문자·카카오톡 대화 내역, 통화 기록,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수집하는 것이 민사소송에서 핵심 증거로 활용된다. 단, 타인의 주거지에 무단 침입하거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행위, 제3자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역공격의 빌미가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현실적이고 확실한 구제 수단이다. 2015년 간통죄 폐지 이후 형사 처벌은 불가능해졌지만, 배우자뿐 아니라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간자는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피해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액수는 혼인 기간, 자녀 유무, 외도의 수위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특히 법률혼이 아닌 사실혼 관계라 할지라도 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면 상간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판례로 확립돼 있다.

이혼 소송과 연계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의 외도가 이혼의 유책 사유로 인정되면 위자료 청구와 함께 이혼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비록 재산분할은 기여도를 중심으로 판단하지만, 유책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재산 형성에 악영향을 미쳤거나 자녀 양육권 판결 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상간자가 직장 동료인 경우 직장 내 윤리 규정 위반 신고 등을 검토할 수 있으나, 이는 명예훼손 역고소의 위험이 크므로 법적 자문을 거쳐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

결국 분노에 휩싸여 현장 응징에 나서면 본인이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불륜 피해자라는 동정 여론에도 불구하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번 사례는 사적 복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냉정함을 유지하고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감정적 대응보다 훨씬 강력하고 실질적인 구제책이 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