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멀티플렉스 3사가 가족 단위 관객을 맞이할 대대적인 채비를 마친 가운데, 올해 극장가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3파전이 흥행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 특별판

이번 어린이날 시즌 가장 강력한 흥행 후보로 꼽히는 작품은 단연 5월 1일 개봉하는 ‘사랑의 하츄핑 특별판’이다. 이 작품은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극장판으로, 120만 관객을 돌파했던 기록적인 흥행세의 연장선에 있다. 캐치! 티니핑’ 시리즈는 수십 종류에 달하는 귀여운 캐릭터와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초통령’ 이상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특별판은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영상과 쿠키 영상이 포함되어 팬들의 재관람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시리즈가 성인 보호자들 사이에서 ‘파산핑’ 혹은 ‘등골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티니핑의 압도적인 인기와 비례해 쏟아져 나오는 관련 굿즈(Goods)와 완구류를 모두 수집하려는 아이들의 요구에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다.
극장판 반짝반짝 달님이: 싱어롱 파티

같은 날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인 ‘극장판 반짝반짝 달님이: 싱어롱 파티’는 또 다른 관점에서 흥행을 정조준한다. 글로벌 K-키즈 콘텐츠인 ‘달님이’는 이번 극장판에서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형식을 채택했다. 6살 소녀 달님이의 환상적인 모험을 다룬 이 작품은 총 8곡의 삽입곡을 통해 극장을 하나의 거대한 뮤지컬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킨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영화를 보기 힘든 영유아 관객들에게 맞춤형 관람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파산핑’의 공세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확실히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

할리우드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29일 개봉하는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전 세계적인 게임 IP의 저력을 스크린에 옮겨왔다. 브루클린의 평범한 배관공에서 우주를 구하는 영웅이 된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가 새로운 동료 ‘요시’와 함께 은하계를 누비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번 작품은 쿠파주니어에게 납치된 은하계의 수호자 로젤리나를 구출하는 과정을 통해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인다. 아론 호바스와 마이클 젤레닉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국내 더빙판에는 황창영, 문남숙, 최석필 등 스타 성우들이 참여해 원작의 매력을 살렸다. 98분이라는 적절한 러닝타임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는 어린이날 연휴 기간 가족 단위 관객을 유인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극장가의 관람료 체계를 종합하면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성인 관객의 경우 조조 시간대에는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 사이의 요금이 적용되며, 일반 시간대나 주말에는 1만 4000원에서 최대 1만 5000원까지 요금이 책정된다.
4세 이상에서 19세 미만에 해당하는 청소년 요금은 이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조조 9000원에서 시작해 일반 시간대와 주말에는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멀티플렉스별로 세부적인 금액 차이가 존재하지만, 4인 가족이 주말 오후에 영화 한 편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순수 티켓값으로만 5만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구조다.
결국 어린이날 극장가의 승패는 부모들의 지갑을 여는 ‘기획의 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성인과 청소년 요금을 합쳐 10만 원에 육박하는 4인 가족 관람 비용(팝콘 및 굿즈 포함)은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팬덤의 힘과,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싱어롱 파티의 현장감, 그리고 슈퍼 마리오의 검증된 재미는 오프라인 극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유한 가치다. 고물가 시대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려는 부모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침체되었던 극장가에 다시 한번 뜨거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