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하정우 출마, 이 대통령 지시라면 불법 선거개입”

2026-04-28 15:27

AI 정책 맡던 핵심 참모…출마 두고 정치권 공방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등판으로 단숨에 전국 정치권의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 수순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 수석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출마가 가시화되자 한 전 대표가 곧바로 청와대를 겨냥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하 수석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하 수석이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북갑에 출마하라고 해야 출마할 것이고 아니면 청와대에 남겠다”고 말했다며 실제 출마 수순에 들어간 만큼 대통령 뜻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하 수석과 청와대를 향해 이 대통령이 부산 북갑 출마를 지시한 것이 맞는지 답하라고 요구하며,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공세를 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하 수석이 출마 여부를 대통령의 허락에 맡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이런 발언이 나온 순간부터 하 수석의 출마는 개인의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됐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 SNS 캡처
한동훈 전 대표 SNS 캡처

하정우 수석은 지난 27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출마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 수석은 이재명 정부에서 AI 정책을 총괄해 온 핵심 참모로, 국가 AI 전략과 관련한 정부 조직 조율과 범부처 협의 과정에 깊이 관여해 온 인물이다.

출마 결심 과정에는 당 지도부의 설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하 수석과 만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했고, 약 두 시간가량 이어진 만남에서 AI 정책을 국회에서 입법 성과로 이어달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수석은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단순한 지역구 선거가 아니라 부·울·경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승부처로 보고 있다. 하 수석을 AI 정책 전문가이자 지역 연고를 갖춘 인물로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하 수석이 출마하면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민주당 하정우 수석,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한동훈 전 대표가 맞붙는 3자 구도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구갑은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2024년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유일하게 승리한 곳이라는 점에서 여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지역으로 야권에는 되찾아야 할 상징적 지역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 발언 듣는 하정우 수석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이재명 대통령 발언 듣는 하정우 수석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한 전 대표는 하 수석 개인에 대한 견제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며 선거의 프레임을 키우고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였던 하 수석의 출마를 두고 단순한 후보 차출이 아니라 여권의 선거 전략과 청와대의 역할 문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역 현안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보궐선거를 정권 책임론과 선거 개입 공방이 얽힌 전국 단위 정치 이슈로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한 전 대표는 AI 정책 문제까지 함께 거론하며 공세 범위를 넓혔다. 하 수석이 정부의 AI 정책을 맡아온 핵심 인사인 만큼 국가 전략 분야를 이끌어야 할 시점에 출마를 저울질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그는 AI가 중요한 골든타임에 정책보다 선거 일정이 앞선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정부가 AI를 국가 미래 전략이 아니라 선거용 인재풀처럼 활용하는 것처럼 비친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후보 개인 간 경쟁을 넘어 여야의 정치적 명분이 충돌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하 수석을 AI 정책 전문가이자 지역 연고를 갖춘 인물로 내세워 전재수 전 의원의 지역 기반을 이어가려는 구상이다. 반면 한 전 대표는 하 수석의 출마를 이재명 정부와의 정면 대결 구도로 해석하며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박민식 전 장관까지 가세하면서 보수 진영 내부 경쟁과 단일화 여부도 향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부산 지역 선거판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부산 북구갑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PK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고, 보수 진영은 부산 민심 회복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

하 수석의 출마가 확정될 경우 여권은 청와대 출신 AI 전문가를 앞세운 인물론으로 승부에 나서고, 한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 개입 주장과 정권 견제론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구갑은 한 지역구의 의석을 넘어 지방선거 전체 분위기를 가늠할 핵심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유튜브, JTBC News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