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나 재판 중인 지방의회 의원의 6·3 지방선거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243개의 지방의회 국외연수 실태점검에서 총 700건의 부정 사례를 적발해 최소 87개 지방의회를 수사 의뢰했다.
당시 적발된 부정 사례는 △ 항공료 부풀리기 405건 △ 경비 부정 지출 178건 △ 동행한 의회 사무국 공무원 여비 대납 117건 등이었다.
중앙일보가 부산 16개 기초의회의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수사 상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41명의 기초의원 가운데 35명이 재출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사상구의원 10명은 동행한 의회 사무국 공무원 여비를 대납한 혐의로 적발됐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의원들이 공무원 여비를 대납해 주면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 권익위의 수사 의뢰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의원들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기소된 10명 중 7명은 6·3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최근 등록했다.
선거에 나서는 A 의원은 소속 당 공천 심사에서 “출장비 대납 등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서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고 평가받아 공천받았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남 거창군의회도 공무원 여비 대납 혐의로 의원 11명이 검찰에 넘겨졌지만 6명이 6·3 지방선거에 재출마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익위가 출장비 유용 사례로 가장 많이 적발한 ‘항공료 부풀리기’(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는 의원 대부분이 증거 불충분으로 빠져나갔다. 대신 의회 사무국 공무원과 여행사 직원 위주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항공료 부풀리기로 적발된 경남도의회는 도의원 1명과 의회 직원 5명이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해당 도의원은 공천을 받아 이번 선거에 나간다.
의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구 달서구 B 의원은 매체에 “비용 부풀리기를 하려고 의원이 공무원, 여행사와 짜고 의도적으로 일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에서는 의혹에 연루된 의원의 재출마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매체에 “감사에 적발되거나 수사를 받는 지방 의원들이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자정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며 “각 정당에서 출장비 부정 연루 의원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공천받을 수 없다는 등의 강력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외연수 출장비 부정뿐 아니라 다른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상태에서 선거에 나서는 경우도 상당하다.
현직 광주광역시 C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에서 출마한다. 전남 나주시의원 4명도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강제 추행으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대전시의원(무소속)은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직위 상실형을 선고받고 2심이 중지된 상태에서 최근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