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지난 25일 발생한 WHCA 만찬장 총격 사건의 책임을 민주당 진영의 '트럼프 악마화'에 돌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최근 몇 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많은 총알과 폭력에 직면한 사람은 없다"며, "이런 정치 폭력은 논평가들, 민주당의 선출직 인사들, 그리고 일부 언론에 의해 그가 체계적으로 악마화(demonization)된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파시스트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거짓 낙인찍고 헐뜯으며 (그를) 히틀러에 비유함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이런 폭력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대통령 및 그의 지지자에 대한 좌파의 증오 집단은 수많은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레빗 대변인은 앨런의 선언문 내용이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정치적 언사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건 경위
총격은 지난 25일 오후 8시 30분쯤 워싱턴DC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WHCA 연례 만찬 도중 발생했다. 피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이 행사장 외부 보안검색대를 향해 산탄총과 권총, 흉기로 무장한 채 돌진하며 최소 5~8발의 총성이 울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등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긴 뒤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호위를 받아 신속히 대피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문을 아주 크게 두드리는 듯한 총성이 두 번 정도 울렸고 누군가 '미국이여 영원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을 들었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대피 명령을 듣지는 못했지만 모두 테이블 밑으로 숨었다"고 전했다.
SS 요원 한 명이 방탄복에 총탄을 맞았으나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앨런은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 그는 사건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 암살미수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피의자 콜 토마스 앨런은 누구
그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거주 31세 남성으로, Caltech(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캘리포니아주립대 도밍게즈 힐스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으로 재학 중 NASA 인턴을 지냈다. 사건 당시 시간제 교사 겸 게임 개발자 지망생으로 활동했다.
범행을 위해 LA에서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까지 앰트랙 열차로 대륙을 횡단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건 당일 현장인 힐튼 호텔에 투숙했다. 이웃 주민들은 "조용하고 온화한 사람"이라고 했으며, 정당 가입 이력 없는 무당파였다.
선언문과 기소
앨런은 범행 전 가족에게 선언문을 보내며 스스로를 "우호적인 연방 암살자(Friendly Federal Assassin)"라고 지칭했다. 그는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그의 범죄로 내 손을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압제자의 범죄"를 처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취지를 명시했고, 지위가 높은 인사를 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적었다.
이에 래빗 대변인은 "이 잠재적 암살자의 선언문 중 상당 부분은 우리가 매일 많은 사람들로부터 듣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민주당 정치인들의 발언을 열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몇 년 동안 날마다 이런 말을 하면 이미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폭력을 부추기게 된다"며, "그것이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이 대통령을 상대로 목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선언문을 받은 가족은 곧바로 법 집행 기관에 신고했다. 27일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앨런을 트럼프 대통령 암살미수·중범죄 의도 무기 운반·폭력 범죄 중 총기 사용 등 3가지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 판결 시 최대 종신형이 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과 9월 플로리다 골프장에서 잇따라 총격 위협을 받은 이후 세 번째 암살 시도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앨런을 "외로운 늑대형" 범죄자로 규정하면서도 "오늘 사건을 계기로 모든 미국인이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토안보부 예산 문제도 부각했다. 레빗 대변인은 "비밀경호국은 국토안보부의 핵심 요소"라며 "이는 국토안보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 의회가 이 핵심 기관을 73일 동안 자금 없이 방치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 기관의 셧다운"이라며 민주당에 셧다운 종료 협조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