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 사이 걷던 2살 아이…경찰이 집 찾아낸 ‘뜻밖의 방법’

2026-04-29 02:02

사거리서 발견된 2살 아이…냄새로 집 찾아

도로 한복판을 맨발로 걷던 두 살 아이가 시민과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사거리에서 맨발로 도로를 걷던 2살 아이 / 경찰청 유튜브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사거리에서 맨발로 도로를 걷던 2살 아이 / 경찰청 유튜브

28일 경찰청 유튜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사거리에서 2살 여자아이가 맨발로 도로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아이가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인도 위를 걷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서는 모습이 담겼다. 잠시 뒤 아이는 신호가 빨간불인데도 그대로 도로 쪽으로 걸어 나갔다. 차량 통행이 이어지는 사거리 한복판으로 향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경찰청 유튜브
경찰청 유튜브

차들이 아이 바로 옆을 지나가는 상황에서 한 시민이 곧장 움직였다. 지나가던 시민은 도로로 뛰어 들어가 아이를 안아 들었고 곧바로 인도 쪽으로 빠져나왔다. 아이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울음을 터뜨렸지만 시민의 빠른 대처 덕분에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시민은 주변에 보호자가 보이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이를 지구대로 데려가 보호했다. 경찰은 아이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 조회를 했지만 등록된 정보가 나오지 않아 곧바로 보호자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경찰관들은 우선 아이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다. 낯선 장소에 온 아이를 안아 달래고 더러워진 발을 닦아주며 보호했다. 다른 경찰관들은 아이가 발견된 사거리 주변으로 나가 수색을 이어갔다. 아이가 혼자 걸어온 방향과 주변 주택가를 중심으로 보호자를 찾는 작업이 진행됐다.

경찰청 유튜브
경찰청 유튜브

집을 찾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된 것은 아이 옷에서 나던 섬유유연제 향이었다. 탐문을 맡았던 용원지구대 소속 강승우 순경은 창문이 열려 있는 1층 주택에서 아이 옷에서 나던 섬유유연제와 비슷한 향을 맡고 해당 집을 확인했다. 강 순경은 현관문을 두드린 뒤 아이를 키우는 집인지 물었고 이 과정에서 아이의 주거지를 특정할 수 있었다. 지문 등록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냄새를 단서로 삼은 경찰의 기지가 보호자 확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행히 경찰은 아이를 찾고 있던 엄마와 연락이 닿았고 아이는 다친 곳 없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아이는 엄마가 잠시 일을 하는 사이 혼자 밖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를 처음 발견하고 구조한 시민의 행동도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위험한 상황에서 아이를 구한 시민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려 했지만 시민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를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이를 발견해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 준 시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일은 짧은 순간의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빠른 판단과 경찰의 수색이 맞물려 아이를 안전하게 가족에게 돌려보낸 사례로 남게 됐다.

경찰청 유튜브
경찰청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아이를 구조한 시민과 현장 대응에 나선 경찰을 향한 감사와 안도 반응이 이어졌다. “교차로로 달려가 아이를 구해준 분 복 받으세요”, “차가 오가는 상황에서 정말 아찔했다”, “시민과 경찰 덕분에 큰일을 막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아이가 무사히 돌아갔다는 소식에 “천만다행이다”, “영상 보면서 식은땀이 났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동시에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안 된다”는 반응과 함께 “지문 사전등록을 꼭 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언급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 혼자 도로에 나간 상황 자체가 위험하다”며 재발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이는 온 동네가 함께 키운다”는 말처럼 시민의 역할을 조명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위험한 순간에도 망설이지 않고 나선 시민의 행동과 아이를 돌보는 경찰의 모습에 “아직 따뜻한 사회다”, “감동적인 장면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위급 상황 대비 필수…지문 사전등록제 주목

이번 사례는 지문 사전등록 여부에 따라 초기 대응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 경찰은 실종아동의 신속한 발견과 복귀를 위해 보호자가 신청할 경우 아동의 지문과 얼굴 사진, 인적사항 등을 미리 등록해두는 사전등록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름과 성별, 연락처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 키와 체중, 얼굴형, 흉터나 점 같은 신체 특징까지 함께 저장된다. 이 정보는 경찰청 시스템에 등록돼 현장에서 발견된 아동의 신원 확인에 활용된다.

등록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보호자가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후 아동의 지문과 사진을 촬영하고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등록이 완료되면 사전신고증도 발급받을 수 있어 필요할 때 확인이 가능하다.

지문 사전등록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미리 받아두는 것으로 대상자가 실종될 경우 이들 자료를 활용해 보호자를 빠르게 찾아주기 위한 제도다. / 연합뉴스
지문 사전등록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미리 받아두는 것으로 대상자가 실종될 경우 이들 자료를 활용해 보호자를 빠르게 찾아주기 위한 제도다. / 연합뉴스

이 제도는 아이가 길을 잃거나 사고로 보호자와 떨어졌을 때 큰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지문 조회만으로 보호자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수색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전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주변 탐문이나 CCTV 확인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해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등록된 정보는 실종아동을 찾는 목적에 한해 사용되며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아동이 만 18세가 되거나 보호자가 삭제를 요청할 경우 해당 정보는 즉시 폐기된다.

경찰은 “짧은 순간의 부주의로도 아이가 보호자와 떨어질 수 있다”며 “사전등록을 통해 위급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유튜브, 경찰청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