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경신한 S&P 500…환호성 뒤에 가려진 월가의 '진짜 고민'

2026-04-28 08:56

AI 수익화 증명 앞둔 빅테크, 사상 최고치 수성 성공할까

뉴욕증시가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기술주 중심의 상승을 이끈 가운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고유가 부담이 다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현지 시각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83포인트(0.12%) 오른 7173.9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50.5포인트(0.2%) 상승한 24887.10을 기록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2.92포인트(0.13%) 하락한 49167.79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기술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등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수 수치를 보면 다우산업은 49167.79로 전일 대비 하락했으나 나스닥과 S&P 500은 각각 24887.10과 7173.91로 상승하며 시장 내 업종별 차별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실적 시즌의 정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이면서도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배팅했다. 엔비디아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나스닥과 S&P 500의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긍정적인 분석 보고서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개별 종목 중 포엣 테크놀로지스는 마벨 테크놀로지로부터의 주요 주문 취소 소식에 50% 가까이 폭락하며 기술주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독점 계약 종료 소식에 장 초반 흔들렸으나 결국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강력한 신뢰를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 S&P 500 상장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률이 13.4%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특히 정보 기술 섹터의 이익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중동 긴장이 지속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96.36달러까지 치솟으며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조선 통행 차단 우려가 커지자 에너지 업종은 강세를 보였으나 항공과 운송 등 유가 민감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를 늦추어 금리 인하 시점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유가 상승은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켜 향후 경기 둔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시가총액 합계가 16조 달러에 달하는 공룡 기업들의 실적이 쏟아진다. 이어 목요일에는 애플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들 기업이 AI 투자에 따른 가시적인 수익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7개 대형 기술주) 기업 중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만약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가 나올 경우 최근 기록적인 상승 랠리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들의 가이던스(기업이 제시하는 향후 전망치)를 통해 하반기 경기 방향성을 가늠하려는 모습이다.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56%를 기록하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도 3.60%로 나타나는 등 물가 지표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100%에 가깝게 보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4.33% 수준으로 올라서며 증시 상단을 제한했다. 금리 상승은 기술주와 같은 성장주의 미래 가치를 할인하는 요인이 되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국제 통화 기금(IMF)은 최근 미국 경제가 강력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2.5%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연방 정부의 부채 증가와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리스크를 경고했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이 주요 무역로를 위협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는 만큼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따라 특정 섹터에 집중하기보다는 분산 투자와 철저한 위험 관리를 통해 실적 발표 이후의 시장 방향성을 탐색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시장은 향후 며칠간 발표될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성적표에 따라 전고점 돌파를 이어갈지 혹은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시장이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위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 수치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제시하는 AI 수익화 로드맵과 비용 절감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시장의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실적에 근거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