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장 코앞까지 갔다…트럼프 노린 남성, 처벌 수위 ‘상상 이상’

2026-04-28 08:23

무장 상태로 만찬장 인근까지 접근…보안 뚫린 경로 드러나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 적용…형량 수위에 관심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출입기자협회 만찬장 인근에서 총격을 벌인 30대 남성이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   /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 용의자 /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28일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27일(현지시간) 콜 토머스 앨런(31)을 대통령 암살 미수와 주간 총기·탄약 운반법 위반, 폭력 범죄 도중 총기 발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앨런은 이날 파란색 수감복 차림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처음 출석했다. 기소인부 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를 고지하고 피고인의 답변을 확인하는 미국 형사 절차다. 앨런은 법정에서 자신의 신원과 나이, 컴퓨터 공학 석사 학위를 소지했다는 점만 밝혔을 뿐 혐의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앨런이 단순히 행사장 인근에서 총기를 소지한 수준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워싱턴DC로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조슬린 발렌타인 검사는 법정에서 앨런이 대통령 암살을 실행할 의도로 무장한 채 현장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앨런은 펌프액션 산탄총과 권총, 칼 3자루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이는 특정 인물을 겨냥한 정치적 암살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행위로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앨런에게는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이 혐의는 미국 연방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 가운데 하나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주(州) 간 총기 및 탄약 운반법 위반 혐의와 폭력 범죄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특히 폭력 범죄 중 총기 발사 혐의는 별도로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추가될 수 있어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형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법원은 현재까지 제기된 혐의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금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매슈 샤르바 연방 치안판사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앨런을 계속 구금하기로 했으며 구금 유지 여부를 다시 판단할 심리를 오는 30일 열 예정이다.

사건 직전 남긴 ‘선언문’도 수사 핵심

수사기관은 앨런이 사건 직전 가족과 전 직장 관계자에게 보낸 메시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앨런은 이른바 선언문에서 자신을 ‘친절한 연방 암살자’라고 표현했으며 이름을 직접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한 불만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FBI 진술서를 인용해 앨런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DC로 이동했고 행사 전날 만찬장이 열린 워싱턴 힐튼 호텔에 객실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또 사건 당시 앨런은 장총을 든 채 보안검색 구역을 향해 돌진했고 총성이 울린 뒤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이 가슴 부위를 맞았으나 방탄조끼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전했다.

앨런은 지난 25일 오후 8시 34분쯤 백악관출입기자협회 만찬이 열린 워싱턴DC 워싱턴 힐튼 호텔 인근 보안검색 구역을 무장한 채 통과하려다 당국에 제압됐다. 현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부 고위 관계자와 언론인들이 참석해 있었지만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

당국 “대응 실패 아냐”…백악관은 정치폭력 책임 공방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대행과 캐시 파텔 FBI 국장,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예고했다. 블랜치 대행은 법을 공정하게 적용하고 책임을 확실히 가리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암살미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이 가능하고 폭력 범죄 도중 총기 발사 혐의 역시 최소 10년형에서 최고 종신형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총격 당시 보안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앨런은 범행 직전 가족에게 보낸 선언문에서 워싱턴 힐튼 호텔의 보안이 “말도 안 될 정도로 허술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M2 기관총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당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 CBS News 보도화면 캡처
총격 당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 CBS News 보도화면 캡처

워싱턴포스트는 앨런이 보안검색 구역을 돌파한 뒤 만찬장으로 이어지는 계단 위쪽까지 약 60피트를 내달렸다고 보도했다.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있었지만 용의자가 호텔 객실을 미리 잡고 무장한 채 접근한 점을 두고 사전 차단이 충분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보도에서는 행사장 입장 과정에서 신분 확인이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호텔 전체 객실을 모두 점검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다만 비밀경호국은 만찬장이 열린 볼룸 자체는 보안 구역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CBS는 당국이 1100개 객실 규모의 호텔 전체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대응 실패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대행은 “법집행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장 요원들이 훈련받은 대로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의자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는 수백 명의 연방 요원이 배치돼 있었다며 보안망이 결국 작동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정치 폭력 문제라고 언급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몇 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만큼 총격과 폭력에 많이 노출된 인물은 없다며 일부 논평가와 민주당 정치인,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체계적으로 악마화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수사당국은 앨런의 범행 동기와 이동 경로, 총기 확보 과정, 사전 계획 여부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 AP통신은 앨런이 과거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사건 전 호텔 객실을 미리 예약하고 장거리 이동을 한 점 등을 근거로 당국이 계획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SBS 뉴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