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직관하는 국내 유일 '수중 전망대'…수심 6m에서 만나는 해중 풍경

2026-04-27 17:47

울릉도 바닷속을 직접 마주하는 곳, 천부해중전망대

수면 아래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면 창밖으로 울릉도 바다가 펼쳐진다. 바닷속을 가로지르는 물고기와 해조류의 움직임은 수족관과 다른 현장감을 만든다. '천부해중전망대'는 울릉도 북면 여행에서 바다 위와 바다 아래를 함께 보는 이색 코스다.

천부해중전망대 / 연합뉴스
천부해중전망대 / 연합뉴스

수심 6m 아래에서 만나는 울릉도 바다

울릉도 북쪽 천부항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난 보행교를 따라가면 원통형 전망 시설이 나타난다. 천부해중전망대는 바다 위에 세워진 해중 관람 시설로, 수면 아래 관람 공간에서 울릉도 연안의 생태를 살필 수 있다. 바깥에서는 바다 위 구조물이 먼저 보이지만, 관람의 중심은 수면 아래에 있다. 107m 길이의 다리를 건너는 동안 천부항 앞바다와 주변 해안 절벽이 시야에 들어오고, 바다 쪽으로 조금씩 들어서는 듯한 동선이 이어진다.

내부로 들어서면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수심 6m 아래 관람층으로 내려간다. 관람층에는 바깥 바다를 볼 수 있는 창이 둘러져 있어 울릉도 연안의 해중 생태를 가까이 살필 수 있다. 창밖에는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물살에 흔들리고, 그 사이로 물고기가 오간다. 수족관처럼 생물을 가둬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바다에 사는 생물을 창을 통해 관찰하는 구조라 현장감이 좋다. 창밖에 설치된 먹이통 주변으로 물고기가 모여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천부해중전망대 / ⓒ한국관광콘텐츠랩
천부해중전망대 / ⓒ한국관광콘텐츠랩

관람 환경은 날씨와 바다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파도가 높거나 바닷물이 흐린 날에는 시야가 제한될 수 있고, 보행교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영이 조정될 수 있다. 천부해중전망대는 바다 위 시설인 만큼, 방문 전 운영 여부와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특히 울릉도는 육지보다 바람과 파도 변화가 빠른 편이라 같은 날에도 관람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

이용 요금은 개인 기준 어른 4000원, 청소년과 군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30명 이상 단체는 어른 35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600원이 적용된다. 울릉군민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울릉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지역 주민도 신분증 등 확인 자료를 지참하면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지역에는 서울 영등포구, 경기 안양·성남·구리·안산·의정부·김포, 경북 포항, 부산 수영구, 울산 남구, 강원 삼척·동해, 전남 신안, 충남 보령, 제주 제주시 등이 포함된다.

천부해중전망대 / 경상북도 울릉군-공공누리
천부해중전망대 / 경상북도 울릉군-공공누리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하절기인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인 11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다만 현장 운영은 일출과 일몰, 기상 상황, 해상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망대 관람을 일정의 중심에 둔다면 천부항에 도착하기 전 운영 정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삼선암과 관음도, 나리분지로 이어지는 북면 여행

천부항은 울릉도 북면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기 좋은 곳이다. 항구 주변은 바다와 마을이 가까이 맞닿아 있고,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삼선암과 관음도 방향으로 이어진다. 천부해중전망대에서 바닷속을 본 뒤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울릉도 북쪽 해안의 절벽과 바위섬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바다 아래의 풍경을 보고, 곧이어 바다 위로 솟은 암석 지형을 보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천부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삼선암이 나온다. 바다 위로 솟은 세 개의 바위 기둥이 인상적인 곳으로, 울릉도 북면을 대표하는 해안 경관 가운데 하나다. 하늘에서 내려온 세 선녀가 울릉도의 경치에 머물다 바위가 됐다는 설화가 남아 있다. 도로와 가까운 지점에서 조망할 수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고, 파도와 바람이 깎은 암석의 질감도 뚜렷하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푸른 바다와 바위의 대비가 선명하고, 흐린 날에는 파도가 바위 주변에 부딪히며 거친 해안의 분위기를 만든다.

삼선암을 지나면 관음도와 연결되는 길이 이어진다. 관음도는 보행교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섬으로, 배를 타지 않고도 바다 위를 건너 섬 안으로 향할 수 있다. 연도교에 오르면 울릉도 동쪽 해안과 주변 바다를 넓게 바라볼 수 있고,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숲과 절벽, 바다가 번갈아 나타난다. 섬 안쪽 산책로는 울릉도 특유의 식생과 해안 경관을 함께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다리 위 체감 온도가 낮아질 수 있어 겉옷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천부 둘레길 / 경상북도 울릉군-공공누리
천부 둘레길 / 경상북도 울릉군-공공누리

천부에서 산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리분지에 닿는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비교적 넓은 평지가 펼쳐지는 곳으로, 성인봉 아래에 형성된 분지 지형이다. 화산 활동과 지형 변화가 만든 공간이라는 점에서 울릉도의 지질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곳에는 울릉도 전통 가옥인 투막집과 너와집이 남아 있어 섬 주민의 생활 방식도 함께 살필 수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우데기 구조는 나리분지의 주거 문화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산나물과 해산물로 만나는 울릉도의 맛

나리분지는 울릉도 산나물을 맛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산마늘, 부지깽이, 미역취 등은 울릉도 식탁에서 자주 만나는 재료다. 산마늘은 명이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장아찌로 먹거나 산채비빔밥에 곁들인다. 부지깽이와 미역취는 데쳐서 무치거나 비빔밥 재료로 쓰이고, 각각의 향이 뚜렷해 울릉도 산채 음식의 맛을 만든다. 나리분지 인근 식당가에서는 여러 나물을 한 그릇에 담은 산채비빔밥을 만날 수 있어 천부해중전망대 관람 뒤 산 쪽으로 일정을 잇기 좋다.

울릉도 여행에서 해산물도 빼놓기 어렵다. 천부항과 저동, 도동 일대에서는 오징어를 활용한 음식이 자주 오른다. 오징어 내장탕은 내장과 무, 콩나물, 고추 등을 넣어 끓이는 음식으로, 바다 향이 살아 있는 국물 맛이 특징이다. 울릉도 오징어는 말린 오징어와 반건조 오징어로도 많이 찾는다. 일정 중 가볍게 먹을 음식을 고른다면 오징어 요리가 잘 맞고, 따뜻한 국물이 필요할 때는 내장탕이나 해물탕 계열을 살펴볼 만하다.

오징어 요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징어 요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독도새우도 울릉도에서 자주 언급되는 해산물이다. 꽃새우, 닭새우, 도화새우 등으로 불리는 새우류가 독도와 울릉도 주변 바다에서 잡히며, 회나 찜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가격과 수급은 계절과 어획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 일정에 넣을 때는 식당의 당일 메뉴와 가격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울릉도 해산물은 바다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정 메뉴를 미리 정하기보다 현장에서 가능한 음식을 살펴보는 방식이 알맞다.

약소구이도 울릉도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울릉도 약소는 섬에서 나는 산야초와 부지깽이 등을 먹여 키운 소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구이로 먹으면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 쉽고, 산채 반찬과 함께 곁들이면 울릉도 식재료의 조합이 한 상에 담긴다. 바다 여행 뒤 든든한 식사를 원할 때 선택하기 좋은 메뉴다. 섬 안 식당마다 구성과 곁들임 반찬이 조금씩 달라, 산채와 함께 내는 상차림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따개비를 활용한 음식도 울릉도 향토 음식으로 꼽힌다. 따개비 칼국수와 따개비 죽은 갯바위에서 채취한 따개비를 활용해 만든다. 국물에는 해산물의 감칠맛이 은근하게 배고, 칼국수나 죽 형태라 부담이 적다. 바람이 강한 날이나 해안 관광 뒤 따뜻한 한 끼가 필요할 때 잘 맞는다. 천부해중전망대에서 바닷속 생태를 본 뒤 따개비 음식으로 식사를 이어가면, 울릉도 바다가 여행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이룬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천부해중전망대는 바닷속을 가까이 보는 시설인 동시에 울릉도 북면 여행의 동선을 넓혀 주는 지점이다. 수심 6m 아래에서 해조류와 물고기를 관찰한 뒤, 해안도로를 따라 삼선암과 관음도를 둘러보고, 산길을 올라 나리분지로 향하면 바다와 산의 풍경이 하루 안에 이어진다. 이동 거리는 길지 않아도 도로가 굽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정은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좋다.

천부해중전망대 /  ⓒ한국관광콘텐츠랩
천부해중전망대 / ⓒ한국관광콘텐츠랩

울릉도 북면은 도동과 저동 일대의 번화한 분위기와 다른 차분한 풍경을 지닌다. 천부 앞바다는 맑은 날에는 투명한 물빛을 보여주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섬 특유의 거친 해안선을 드러낸다. 날씨가 일정하지 않은 섬이지만, 그 변화가 북면 여행의 표정을 만든다. 천부해중전망대는 이 바다를 가장 가까이 들여다보는 출발점이며, 주변 해안과 산간 마을, 지역 음식까지 함께 엮으면 울릉도 북쪽의 매력을 한층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전망대 관람을 마친 뒤 천부항 주변에 잠시 머물러 보는 것도 좋다. 항구에서는 어선과 방파제, 북면 바다의 일상적인 풍경이 차분하게 이어진다. 해중전망대가 바닷속을 보여준다면, 천부항 주변은 울릉도 사람들이 바다와 맞닿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다 위를 걷고, 바다 아래를 관찰하고, 산나물과 해산물로 식사를 더하는 일정은 울릉도 북면 여행을 담백하게 완성한다.

천부 해중전망대 / 구글 지도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