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상징이던 20대, 어쩌다 보수의 보루가 됐을까

2026-04-27 15:50

20대 이 대통령 긍정평가 42%, 부정평가 53%
20대 27% 민주당 지지, 47%는 국민의힘 지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025년 5월 29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 속 유권자들은 글 내용과 관련이 없다. / 뉴스1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025년 5월 29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 속 유권자들은 글 내용과 관련이 없다. / 뉴스1

지방선거를 4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7주 연속 60%대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62.2%다. 전주 대비 3.3%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60%대를 유지했다. 리얼미터는 "인도·베트남 정상회담 성과와 코스피 최고치 경신 등 순방 외교 및 경제 지표의 긍정적 신호에도 고유가·고물가로 민생 부담이 커지면서 지지율은 하락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하나 있다. 50대(73.9%), 40대(71.2%), 60대(67%), 70세 이상(61.4%) 등 전 연령대에서 긍정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오직 18~29세에서만 부정 평가(53.3%)가 긍정 평가(42.9%)를 앞섰다. 국정 지지율이 60%대를 기록하는 현 국면에서도 20대만큼은 뚜렷하게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반복되는 '20대 보수화'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흐름은 반복됐다. 같은 기간 진행된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3%, 국민의힘은 30.7%를 기록해 두 정당 간 격차는 20.6%포인트에 달했다. 그런데 18~29세에서는 민주당 27.3%, 국민의힘 47.2%로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이 40대(60.9%), 50대(60.3%), 60대(61%)에서 60% 안팎의 지지를 받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025년 5월 29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 속 유권자들은 글 내용과 관련이 없다. / 뉴스1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025년 5월 29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 속 유권자들은 글 내용과 관련이 없다. / 뉴스1

앞서 4개 조사기관(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이 공동으로 실시한 NBS 전국지표조사(4월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5%까지 내려앉아 2020년 9월 창당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도 20대는 민주당 20%, 국민의힘 22%로 유일하게 양당이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이 40대에서 9%, 50대에서 7%라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20대에서만큼은 이례적으로 팽팽한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20대 보수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20대는 오랫동안 진보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여겨졌다. 2002년 노무현 후보 당선의 배경 중 하나도 20대의 압도적 지지였다. 인터넷 세대로 불린 당시 청년층은 진보적 성향을 대표하는 집단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 공식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 연합뉴스

세대별 개표 결과가 집계되지 않아 출구조사 기준으로 분석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이하 남성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58.7%로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가 압승했던 2007년 대선에서 20대 이하 지지율이 41.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치였다. 2022년 대선에서 20대 이하 여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58%를 줬다. 같은 세대 내에서 남녀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갈린 이 구도는 이후 정치권의 주요 분석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 보수화냐 반민주당이냐

지난해 6월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49.4%를 득표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1.2%,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를 얻었다. 이 선거에서도 20대 남성의 이재명 이탈은 뚜렷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에서 이준석 후보가 37.2%로 1위를 차지했고, 김문수 후보(36.9%), 이재명 후보(24.0%) 순이었다. 20대 여성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8.1%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를 20대 남성의 보수화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이재명 대통령 또는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의 표출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시각이 갈린다. 한쪽에서는 보수화 가속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다른 쪽에서는 기성 정치 전반에 대한 비토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맞선다.

변동성 큰 표심… 안정적 기반으로 보기엔 이르다

20대가 국민의힘의 마지막 방어선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보듯 표심이 이준석 후보 같은 제3지대 후보로도 빠르게 이동할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고정 지지층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20대 표심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글에서 언급한 리얼미터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3%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러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