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개의 낙화봉에서 떨어지는 아름다운 불씨를 만날 수 있는 2026 세종낙화축제가 열린다.

지난 26일 시에 따르면 올해 세종낙화축제는 세종시와 불교낙화법보존회가 주최하고 세종시문화관광재단과 불교낙화법보존회가 주관해 다음 달 1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중앙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보다 연출 장소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축제가 낙화봉 설치 수량을 대폭 늘려 규모 확장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낙화 연출 구간을 최적화하고 밀도를 높였다. 세종중앙공원 야생초화원 소나무 길과 호수공원 물놀이섬 등 7곳에서 예술적이고 정교한 낙화 연출을 즐길 수 있다.
낙화는 불을 붙인 뒤 약 20분 후부터 본격적으로 불씨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보통 2∼3시간가량 감상할 수 있다. 또 방문객들의 식사를 돕기 위한 푸드트럭도 지난해 20대에서 30대로 확대 운영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 앞 차 없는 거리와 장미원 인근에서 즐길 수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落火)'는 숯가루를 넣은 한지 꾸러미를 긴 줄에 매달아 불을 붙인 뒤, 타들어 가는 불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민속놀이다. 전통 낙화는 서서히 타오르며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정화하는 묵직한 힘을 지녔다.
원래 낙화놀이는 조선시대부터 사찰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나 정월 대보름 등에 재앙을 물리치고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진 의식이었다.
세종 낙화축제

세종 낙화축제는 이러한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한 세종불교낙화법을 근간으로 한다. 세종불교낙화법은 지난해 2월 세종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과거 질병과 흉년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의 마음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빌던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이 불꽃 하나하나에 깊숙이 담겨 있다. 귀중한 문화유산은 뜻있는 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완벽하게 복원됐고, 이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핵심 문화 관광 자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세종 낙화축제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은 소박하고 정직한 재료들로 완성된다. 낙화봉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뽕나무 껍질로 만든 질긴 한지, 참나무 등 가마에서 오랜 시간 태워 만든 숯가루, 깨끗한 천일염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재료의 결합은 과학적 지혜와 자연에 대한 이해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먼저 숯가루는 불을 머금고 은은하게 타오르는 연료 역할을 한다. 일반 나무와 달리 숯은 이미 한 번 연소 과정을 거쳤기에 고온에서 천천히 타오르며 오랫동안 불씨를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 여기에 적정 비율의 소금을 섞어 넣는 것이 불꽃을 완성하는 핵심 비법이다.
숯가루와 소금의 혼합물을 겹겹이 감싸는 것은 두껍고 질긴 전통 한지다. 한지는 통기성이 매우 뛰어나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면서도, 쉽게 타서 툭 끊어지지 않고 형태를 굳건히 유지하는 성질이 있다. 한지를 단단히 말아 꼬아 밧줄 형태의 낙화봉을 만들고, 이를 튼튼한 새끼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단다. 불을 붙이면 한지 사이로 미세한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산소가 끊임없이 유입돼 숯이 붉게 타오르게 된다.
세종 낙화축제 보러 가는 길
낙화축제가 열리는 세종호수공원은 세종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축제 당일 주차난이 매우 심각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B0(순환), B1, B2 노선을 타고 '세종시청' 또는 '정부세종청사북측' 정류장에서 내린 뒤 지선버스로 환승하면 된다. 또 203번, 204번 버스를 타고 '국립세종도서관' 또는 '세종호수공원' 정류장에서 내려도 좋다.
만약 자차로 방문한다면 세종호수공원 제1~4주차장, 세종중앙공원 주차장, 국립세종수목원 주차장 등을 이용하면 된다. 출발 전 내비게이션에 '세종호수공원' 또는 '세종중앙공원'을 검색하면 도착할 수 있다.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낙화축제


세종뿐만 아니라 전국에선 다양한 낙화축제가 열린다. 우선 '무주 안성 낙화놀이'는 직접 낙화봉을 만들고, 간식을 구워 먹는 체험형 축제다. 이 축제는 서민들이 주도해 전승해온 민속놀이의 성격이 강하다.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부터 안성면 두문마을을 중심으로 전승됐다.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중단되었다가, 2000년대 들어 마을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됐다. 주로 4월 초파일(부처님 오신 날)이나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내며 즐겼고, 액운을 쫓고 풍년을 기원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무주 안성 낙화놀이는 무주군 안성면 두문마을이나 남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또 매년 8월 말~9월 초에 열리는 '무주 반딧불 축제' 기간에도 남대천 일원에서 대규모 낙화놀이 시연이 상시 진행되기도 한다.

'안동 하회 선유 줄불놀이'는 하회마을의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기 위해 시작한 양반 문화의 정수다. 약 450년 전 조선 시대부터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 사이에서 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놀이를 넘어 시(詩)와 술, 가무가 어우러진 선비들의 풍류였으며, 주로 음력 7월쯤에 열렸다.
하회 선유 줄불놀이는 줄불과 낙화, 달걀불(연화), 선유 등이 어우러져 화려한 장관을 이룬다. 우선 부용대 절벽 꼭대기에서 강 건너 만송정까지 약 230m 길이의 새끼줄을 연결하고, 수백 개의 숯봉지를 매달아 불을 붙이면 불꽃이 마치 은하수처럼 천천히 떨어진다.
줄불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부용대 정상에서 불붙은 솔가지 묶음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는 행위다. 이때 구경꾼들이 "낙화야!"라고 외치는 전통이 있다. 이 외침은 놀이의 완성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소원 성취를 바라는 주문과 같다.
낙화의 주재료는 보통 말린 솔가지 묶음이다. 소나무는 불이 잘 붙고 타오를 때 특유의 향과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이 솔가지 묶음을 '거화'(炬火)라고 부르는데, 절벽 위에서 불을 붙여 아래로 던질 때 불꽃이 공기 저항을 받으며 더욱 화려하게 피어난다.
안동 줄볼놀이는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내 만송정 백사장 및 부용대 일원에서 열린다. 줄은 강 건너편의 깎아지른 절벽인 '부용대'와 마을 쪽 소나무 숲인 '만송정' 사이에 줄불이 걸린다. 최근에는 관람객 폭증으로 인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안동 하회마을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마을 내부에 외부 차량 진입을 엄격히 통제된다. 만송정이나 부용대 바로 앞까지 차를 타고 갈 수는 없으며,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동해야 한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내비게이션에 '하회마을 주차장' 또는 '하회마을 매표소'를 검색하면 된다.
안동역(KTX)이나 터미널에서 210번 버스를 타면 약 40~50분 소요된다. 마을 입구에서 만송정 백사장까지는 강변 방향으로 약 5~10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한다. 하회마을 골목을 지나 강변 쪽 소나무 숲이 보이는 곳으로 직진하면 된다.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만송정에 도착하면 낙동강과 건너편의 거대한 절벽인 부용대가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