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불법 현수막 고정 줄에 목이 걸려 약 10분간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오후 4시쯤 경기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중앙사거리 인근 횡단보도에서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건너던 A(11)군이 가느다란 현수막 고정 줄에 목이 걸리면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A군은 목 부위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박을 받아 즉시 의식을 잃었다. 현장을 지나던 김현규 포천시의원이 이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목에 줄이 걸리면 왜 기절하나
목 부위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박이 가해지면 경동맥이 눌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급격히 차단된다. 이 경우 수초 내에 뇌에 산소 공급이 끊겨 의식을 잃게 된다. 이를 경동맥동 실신 또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라 부른다. 가느다란 줄이라도 빠른 속도로 보행 중인 사람의 목에 걸리면 일시적으로 상당한 압력이 집중되고, 특히 신체가 작은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목 부위 혈관과 기도가 가깝게 밀집해 있는 해부학적 특성상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난립하는 현수막, 방치된 위험
경기일보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평소부터 무분별하게 게시된 현수막이 난립하던 곳이었다. 인근에 소공원과 상권이 밀집해 어린이와 노약자 통행이 많은 지역임에도 보행자의 키 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현수막 고정 줄이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 B씨는 경기일보에 "단순 관리 소홀을 넘어 심각한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현행법상 지자체가 설치한 게시대 이외의 장소에 현수막을 거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모두 불법이다. 불법 현수막 설치 시 장당 최대 2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개정된 규정에 따라 대량 설치 시 수억 원대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단속과 철거가 사후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적 한계 탓에 불법 현수막은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행사·정치 현수막 관리 소홀은 현실"
김현규 포천시의원은 사고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고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불법 현수막으로 인해 아이가 넘어져 다치고 10여 분간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라면서 "각 읍·면·동에서는 상업 광고 현수막 관리에는 집중하면서 행사·정치 현수막에 대해서는 관리가 소홀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이름으로 게시된 현수막이라 하더라도 설치 위치와 방법이 법과 안전 기준을 벗어난다면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네티즌 "재물손괴라고 해서 못 끊어"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보배드림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불법 현수막 제거를 반드시 공무원한테만 시킬 게 아니라 시민 누구나 끊을 수 있게 하면 된다. 불법 현수막을 끊으면 재물손괴라는 소리를 해서 못하고 있을 뿐이다"였다. 실제로 불법 현수막이라도 일반 시민이 임의로 철거하면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신고 외에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현수막이 너무 많고 공해가 따로 없다. 선거 기간을 제외하고 정당 현수막도 지정된 자리 이외에는 못 걸게 해야 한다"는 댓글과 "현수막도 장당 포상금을 걸면 효과가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운전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코너가 안 보인다. 저렇게 걸면 뽑히겠냐"는 댓글과 함께 "현수막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운전 중에도 아찔한 상황이 종종 나온다. 벌금을 훨씬 세게 때려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