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시 정상동 오십천변은 해마다 5월이면 천만 송이 장미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거대한 꽃의 바다로 변한다.

과거 평범한 하천 고수부지에 불과했던 삼척장미공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 휴식 공간 조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재탄생했다. 삼척시는 2013년 오십천 일원의 생태를 복원하고 관광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장미 단지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단순히 꽃을 심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이미지를 ‘시멘트 산업 도시’에서 ‘친환경 관광 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취지였다.
장미 명당 & 찾아가는 길

삼척장미공원은 개장 당시부터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다 수량의 장미를 보유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전체 면적 약 8만5000㎡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 전 세계 222종의 장미 16만 주가 식재돼 있다. 개화 시기에는 무려 1000만 송이의 장미가 일제히 피어나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도록 설계됐다.
삼척장미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수량뿐 아니라 장미의 다양성에 있다. 독일의 ‘코데스’, 영국의 ‘데이비드 오스틴’ 등 전 세계 유명 장미 육종가들이 개발한 명품 장미들이 한데 모여 있다. 반적인 장미원들이 붉은색 위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곳은 노란색, 보라색, 주황색은 물론 두 가지 색이 섞인 그라데이션 장미까지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보여준다.

사계절 장미를 주로 심어 봄부터 늦가을인 11월까지 꾸준히 꽃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밤에는 LED 조명과 어우러진 장미꽃이 낮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울러 공원 내에는 약 2.7km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탁 트인 오십천의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원의 백미는 단연 '장미터널'이다. 약 수십 미터에 달하는 터널 전체가 장미 넝쿨로 뒤덮여 있어 터널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동화 속 공간에 온 듯한 몰입감을 준다. 이에 웨딩 촬영이나 SNS용 사진 촬영지로 인기가 가장 높다.
장미터널은 넝쿨장미의 특성을 극대화해 설계됐다. 삼척시는 공원 조성 단계부터 터널 구조물을 설치하고, 수년에 걸쳐 장미 줄기가 금속 프레임을 타고 올라가 완전히 뒤덮도록 관리해 왔다. 현재는 터널 내부 어디에서도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장미 넝쿨이 우거져 있다. 이곳에 식재된 장미들은 일반적인 품종보다 개화 기간이 길고 생명력이 강한 넝쿨성 품종들로 구성돼 있다. 덕분에 만개 시기에는 터널 전체가 붉은색, 분홍색, 흰색의 화려한 꽃들로 가득찬다.
밤이 되면 장미터널은 화려한 빛의 터널로 변신한다. 터널 상단과 측면에 설치된 전략적인 경관 조명이 장미의 색감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해 낮과는 대조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번째 명당은 오십천을 배경으로 한 수변 산책로다.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풍경과 화려한 장미가 대비를 이뤄 시각적인 청량감을 준다. 또 공원 중앙에 위치한 이벤트 가든과 암석원 주위는 이국적인 조형물들이 장미와 함께 배치돼 있어 생동감을 더한다. 야간에는 조명이 집중적으로 설치된 바닥분수 광장이 명당으로 꼽힌다.

수변 산책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 없이 시원하게 흐르는 강물과 건너편의 나즈막한 산등성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산책로 주변에는 수변 환경에 강한 관목형 장미들이 주로 식재돼 있어 일반적인 장미원과는 또 다른 야생적인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수변 산책로는 오십천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관찰할 수 있는 통로 역할도 겸한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오십천에 서식하는 다양한 수생 식물과 철새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다음 달 19~25일 삼척장미공원에서는 삼척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는 장미축제가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는 먹거리존, 놀이기구존, 포토존, 문화예술전시존이 마련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벌어진다.
삼척장미공원은 삼척 종합 버스 터미널에서 차로 단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보로 이동하더라도 약 15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공원 정문과 후문에 마련된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특히 매년 5월 축제 기간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어 사전에 안내되는 주차 구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장미공원 인근 명소

장미공원 인근에는 죽서루와 삼척해변 등 연계해 둘러볼 곳이 많다. 우선 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삼척시 성내동 오십천 절벽 위에 자리해 있으며, 2023년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이곳을 찾아 시문을 남기고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졌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총 17개의 기둥 중 9개는 자연석 위에, 나머지 8개는 다듬은 돌 위에 세워진 독특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누각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오십천의 풍광은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펼쳐놓은 듯한 절경을 선사한다. 정철의 '관동별곡'과 김홍도의 '죽서루도'에 등장하는 실제 배경이라는 점도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주는 요소가 된다. 또 죽서루 주변에는 아담한 대나무 숲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누각 아래 흐르는 오십천 물줄기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모습은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삼척시 증산동에 위치한 삼척해변은 약 1.2km에 달하는 고운 백사장과 얕은 수심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과거 '후진해수욕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대대적인 정비 끝에 현재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해변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서핑 스쿨과 관련 편의시설이 확충되면서 사계절 내내 서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액티비티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해질녘 백사장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조명이 켜지면 낭만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삼척해변은 삼척 시내 및 주요 터미널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높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삼척 종합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삼는 것이 편리하다. 시내버스를 이용할 경우 107번 노선이 해변 인근 '후진' 또는 '쏠비치' 정류장을 경유한다. 터미널에서 삼척해변까지 택시로 약 5~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철도 이용객의 경우, 동해역에서 KTX를 이용한 뒤 시내버스나 택시로 환승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동해고속도로의 끝점인 삼척 IC에서 빠져나오면 해변까지 약 10~15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국도를 이용하면 동해안의 척추라 불리는 7번 국도를 타고 내려오다 삼척 시내 진입 전 '삼척해수욕장'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