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3점을 먼저 내준 뒤 뒤집어 6-3으로 역전승했다.
리드오프 복귀, 첫 타석부터 달랐다
이정후가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3월 28일 이후 처음이었다. 시즌 초반 타율이 0.143까지 떨어지며 6번 타순으로 밀려났던 그는, 최근 14경기에서 타율 0.404의 맹타를 휘두르며 감독의 신뢰를 되찾았다. 토니 비텔로 감독은 정규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에게 시즌 첫 휴식일을 주면서 이정후를 리드오프 자리에 앉혔다.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정후는 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마이애미 선발 맥스 메이어의 초구 시속 94.5마일(약 152㎞)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공은 담장 가까이 떨어졌고, 이정후는 전력 질주 끝에 3루까지 밟았다. 올 시즌 첫 3루타였다. 이후 후속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 선취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이정후의 타격감은 경기 내내 식지 않았다.
3회말에는 팀이 0-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1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려 출루했다. 이정후는 맷 채프먼이 몸에 맞는 공을 얻어 2루까지 진루한 뒤, 루이스 아라에스의 내야 땅볼 타구 때 유격수 오토 로페스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홈까지 파고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첫 득점이었다. 5회말에도 우전 안타를 추가했으나 후속 타자들의 침묵으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슈미트의 역전 홈런, 물꼬 튼 건 이정후였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라파엘 데버스의 적시타와 드류 길버트의 안타로 3-3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데버스는 직전 14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털어낸 적시타였다.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7회말, 이정후가 다시 한번 불씨를 당겼다. 마이애미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좌완 앤드류 나디의 초구를 공략한 타구는 내외야 사이 어중간한 지점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그 뒤 채프먼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아라에스가 희생번트로 주자를 2·3루로 진루시켰다. 1사 2·3루, 케이시 슈미트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 홈런이 됐다. 3루에서 대기하던 이정후가 역전 득점을 기록하며 홈을 밟았다. 슈미트는 전날인 토요일 경기에서도 결승 홈런을 터뜨린 바 있어, 이틀 연속 역전 홈런이라는 드라마를 썼다.
이정후는 8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빅리그 첫 5안타에 도전했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313(98타수 31안타)으로 끌어올려 올 시즌 처음으로 3할 고지를 넘어섰다. 한 경기 4안타는 올 시즌 첫 기록이며, 지난 시즌에는 8월과 9월 각 한 차례씩 두 번 기록한 바 있다.
3연전 위닝시리즈·주간 4승2패, 상승세 탄 샌프란시스코
선발 란든 루프는 7이닝 2/3를 던지며 자신의 빅리그 경력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2이닝에 3점 홈런을 맞는 등 3실점했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시즌 5승1패를 기록했다. 루프는 2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도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역전의 토대를 닦았다. 에릭 밀러가 8회 2아웃부터 마무리로 등판해 이후 타자 4명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시즌 2세이브를 챙겼다.
마이애미 선발 맥스 메이어는 5이닝 동안 비자책 실점 1개에 그치며 스스로의 역할은 해냈지만,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마이애미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주간 홈경기 성적도 4승2패로 마무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금요일 9-4 대패의 상처를 2연승으로 씻어낸 셈이다. 시즌 전적은 13승15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마이애미는 2연패를 당하며 13승15패가 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 자리를 지켰다.
"수많은 조롱 극복하고 코스피처럼 반등"
이정후의 활약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에선 "수많은 조롱을 극복하고 코스피처럼 반등하네", "부진할 때 연봉 울부짖으면서 밑바닥까지 못 끌어내려서 안달인 사람들 어디 갔나", "요즘 헬멧 안 벗겨지는 거 보니 폼 바꾸고 효과 확실한 듯", "바깥쪽 공이 약점이었는데 지난해 마지막 달부터 보완됐다더니 갑자기 잘 밀어치기 시작했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