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공공기관 감사가 ‘내부 점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관 간 상호 점검 체계로 확장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감사 인력과 기법을 공유하고 교차 감사까지 추진하는 방식으로, 기존 감사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시도다.
한국남동발전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국가철도공단과 ‘감사 전문성 제고 및 반부패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감사 기능의 공동화’다. 기관별로 축적된 감사 시스템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문 인력풀을 함께 활용하는 한편, 필요 시 합동 감사와 교차 감사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사 결과의 객관성을 높이고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시도는 기존 감사 구조의 한계를 반영한 변화로 읽힌다. 공공기관 감사는 그동안 내부 중심으로 운영되며 객관성 부족과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반복돼 왔다. 같은 조직 내부에서 점검이 이뤄지는 구조상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관 간 교차 감사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외부 시선이 개입되면서 감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별로 분산된 감사 역량을 공유해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협약의 실효성은 별개의 문제다. 공공기관 간 협약이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실제 협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 분야는 기관 간 이해관계와 내부 정보 공개 부담이 맞물려 적극적인 교류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협약에는 반부패 제도 운영과 청렴 우수 사례 공유도 포함됐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청렴 강화’는 반복적으로 등장해온 의제인 만큼, 단순 구호를 넘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결국 이번 협약은 ‘감사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실험에 가깝다. 교차 감사가 실제로 작동하고 조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따라, 공공기관 감사 체계 전반의 변화 가능성도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