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판에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tvN 토일드라마 ‘은밀한 감사’가 첫 방송부터 최고 시청률 6%대를 찍고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주말 화제성을 장악한 상황에서, 일부 방송 시간이 겹치는 ‘은밀한 감사’가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첫 방송된 ‘은밀한 감사’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8%, 최고 6.6%,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4%, 최고 6.0%를 기록했다.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수도권과 전국 모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첫 방송부터 1위, 전작 성적도 넘었다
‘은밀한 감사’의 출발이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1위라는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이 작품은 전작인 하정우·임수정 주연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최종회 시청률 3.7%보다 높은 수치로 출발했다. 첫 회부터 전작의 마지막 성적을 넘어선 셈이다.
드라마는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카리스마 감사실장 주인아와 한순간에 사내 풍기문란 적발 담당으로 좌천된 감사실 에이스 노기준의 밀착 감사 로맨스를 그린다. 철저하게 감사하던 두 사람이 절절한 감정으로 흔들리는 관계 역전 로맨스, 그리고 조금은 하찮고 때로는 웃픈 사내 풍기문란을 조사하는 감사실 3팀의 고군분투가 작품의 중심축이다.

첫 회는 ‘독종’ 감사실장 주인아와 ‘감사실 에이스’ 노기준의 아찔한 첫 만남으로 문을 열었다. 굵직한 사내 비리 사건을 해결하며 승승장구하던 노기준은 새 감사실장 주인아의 등장과 함께 인생의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특진을 앞둔 시점에 사내 가십과 풍기문란을 담당하는 감사 3팀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사내 풍기문란 감사, 소재부터 달랐다
첫 사건도 평범하지 않았다. 사내 직원 간 부적절한 친분 관계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제보자 영희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며 조사를 요청했다. 노기준은 관련 직원들을 찾아가 상황을 확인한 뒤 외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영희 쪽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주인아는 두 직원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노기준의 보고서에 의문을 제기한 뒤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고, 결국 영희의 진술이 사실이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드러났다. 방송 말미에는 분노를 터뜨리며 노기준을 위협하는 영희와, 그를 피하려다 주인아의 품속에서 기절하는 노기준의 엔딩이 이어지며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은밀한 감사’는 첫 회부터 사내 PM 감사라는 낯선 소재를 코믹하고도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오피스물의 현실감, 로맨틱 코미디의 티키타카, 감사실이라는 조직의 긴장감이 한 화면 안에서 맞물렸다. 이수현 PD는 제작발표회에서 극에 대해 "오피스물이지만 그 안의 인간 군상을 다룬다, 다양한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짠한 에피소드 등이 나오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가 밀도 있게 그려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PD의 연출 이력도 기대를 키운 요소다. ‘별똥별’, ‘이로운 사기’, ‘그놈은 흑염룡’ 등을 통해 경쾌한 리듬과 캐릭터 플레이에 강점을 보여준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직장 내 사건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로맨틱 코미디의 속도감으로 풀어낸다.
신혜선·공명 케미, 첫 회부터 터졌다

배우들의 호흡도 초반 흥행의 핵심이다. 신혜선은 원칙주의 감사실장 주인아를 날카롭고 유쾌하게 소화했다.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이후 선택한 차기작이라는 점에서도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카리스마와 허를 찌르는 코미디를 동시에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다운 존재감을 입증했다.
공명은 감사실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PM 담당으로 좌천된 노기준의 고군분투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잘나가던 인물이 예측 불가한 감사실장에게 휘말리며 무너지는 과정이 코믹하게 펼쳐졌고, 신혜선과의 앙숙 케미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공명은 "'은밀한 감사'는 신혜선이 한다고 해 선택한 게 8할"이라며 "함께 하면 더 재밌고 시너지가 확실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청자들도 너무 재밌게 보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신혜선도 "공명이 아이 같은 얼굴이어서 (멜로를) 잘 소화할까 했는데 정말 완벽하다"라며 "모니터에 우리 둘이 나오면 우리가 봐도 너무 잘 어울린다, 눈이 즐거울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재욱과 홍화연의 존재감도 선명했다. 두 사람은 해무그룹 총괄부회장 전재열과 비서 박아정으로 등장해 극에 또 다른 긴장감을 더했다. 여기에 오대환, 장인섭, 박주희, 이광희, 심수빈 등 감사팀 캐릭터들이 개성을 드러냈고, 첫 사건 제보자로 특별출연한 박하선은 짧은 등장만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군부인’과 일부 시간 겹친다, 주말극 변수 될까
‘은밀한 감사’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주말극 판도와 맞물려 있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강한 화제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밀한 감사’는 토요일 방송 시간 일부가 겹친다. 직접적인 전면 대결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첫 회 성적만 놓고 보면 충분히 주말극의 새로운 복병으로 볼 만하다.
신혜선은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내 PM 감사'라는 소재가 주는 신선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1, 2회에서 독특한 설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공명 역시 "첫 방송부터 주인아와 노기준의 케미스트리를 보는 재미가 있으실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김재욱은 "매 회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지는데 지극히 현실적이라 생각했고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 리얼하게 그려져 몰입도가 높다"고 말했다. 회차마다 특별출연 배우들이 배치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수현 PD는 이정은, 박하선, 표예진, 신현수 등이 적재적소에 등장해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회에서 박하선의 특별출연이 바로 그 효과를 입증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신혜선 연기 진짜 잘한다”, “박하선 역시 연기 리얼하게 잘해!”, “연기가 다들 시원시원 기대보다 훨 재밌어서 계속 본방 볼듯”, “공명이 이제야 딱 맞는 역할을 찾았다”, “1화 시간 순삭 꿀잼”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첫 방송부터 최고 6%대와 동시간대 1위를 동시에 잡은 ‘은밀한 감사’는 주말극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독특한 소재, 빠른 전개, 배우들의 코믹 호흡이 초반 입소문을 만든 만큼, 이 작품이 ‘21세기 대군부인’이 주도하던 주말드라마 판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은밀한 감사’ 2회는 오늘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