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d4vd(본명 데이비드 앤서니 버크·21)의 수사 과정에서 아동 성착취물 소지라는 충격적인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NBC, LA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d4vd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서 열린 상태 점검 심리에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검찰이 주장하는 피해자 셀레스테 리바스 에르난데스(당시 14세)의 마지막 생존 확인 시점으로부터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심리에서 담당 검사 베스 실버만은 d4vd의 휴대전화와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수색영장을 통해 분석한 결과 "상당한 양의 아동 성착취 이미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40테라바이트(TB)가 넘는 디지털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고 공개했다. 수사 과정에서 도청도 활용됐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이미지에 피해자 셀레스테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검찰에 따르면 d4vd는 셀레스테가 만 13세이던 2023년부터 약 1년간 성적으로 학대해왔으며, 이후 셀레스테가 이를 신고하겠다고 하자 커리어 실추를 우려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살인은 2025년 4월 23일 할리우드 힐스 소재 데이비드의 자택에서 벌어졌으며, 검찰은 그가 약 2주 뒤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했다.
법정에 수갑을 찬 채 주황색 수감복 차림으로 출석한 d4vd는 판사의 절차 설명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하며 비교적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유가족들도 이날 법정에 참석했으나 그는 어떠한 사과나 반성의 기색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d4vd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아직 핵심 증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변호인 블레어 버크는 앞선 심리에서 "실제 증거는 데이비드 버크가 셀레스테 리바스 에르난데스를 살해하지 않았음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판사는 증거를 공개적으로 제시하는 별도 심리를 다음 주로 지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A 경찰은 견인소에 보관 중이던 테슬라 차량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트렁크에서 셀레스테의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셀레스테는 2024년 4월부터 실종 신고가 돼 있었으며 시신 상태로 미뤄 장기간 차량 안에 방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차량이 d4vd 명의임이 확인되면서 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고, 지난 16일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d4vd는 2021년 첫 싱글 'Run Away'로 데뷔한 뒤, 2022년 틱톡을 통해 'Romantic Homicide'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인디록과 R&B, 로파이 팝을 절충한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인기를 얻은 그는 2023년 12월 첫 내한 공연을 가졌으며, 작년 5월에는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하는 등 한국에서도 팬층을 넓혔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크록스 등 일부 브랜드는 그와의 협업을 중단했으며, 당시 진행 중이던 월드 투어 잔여 일정도 전면 취소됐다.
d4vd의 정식 재판은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