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덕군수 공천, 반복되는 데자뷔

2026-04-25 08:23

영덕 군민은 진흙탕 싸움이 아닌 '행정가'를 원한다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영덕=위키트리]박병준 기자= 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 동안 영덕 군정의 주인공은 '정책'이 아닌 '재판'이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을 드나들어야 했고, 군민들은 군수의 행정력 집중이 아닌 '직위 유지 여부'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리더십의 공백과 행정의 불확실성은 고스란히 지역 발전의 정체라는 청구서로 돌아왔다.

그런데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영덕의 정치는 과거의 과오를 씻어내기는커녕 더 깊은 진흙탕 속으로 발을 들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영덕군수 후보로 조주홍 예비후보가 공천권을 거머쥐었지만, 축제 분위기는커녕 전운만 감돌고 있다.

김광열 후보 측이 제기한 선거법 위반 관련 재심 요청은 이번 선거 역시 '법적 공방'으로 얼룩질 것임을 예고하는 서막이다.

민선 8기 2년의 피로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가 선거의 중심 화두가 되었다.

영덕의 인구 소멸 위기, 수산업 경기 침체 등 산적한 현안은 뒷전이다.

"누가 되어도 또 재판장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군민들의 탄식은 영덕 정치권을 향한 준엄한 경고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오만이 부른 참극 영덕은 보수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러한 정치적 지형은 후보자들로 하여금 '민심'을 얻기 위한 정책 대결보다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한' 흠집 내기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정치인은 공직을 수행하기 위한 도덕적 결함이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영덕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정당한 검증을 넘어선 진흙탕 육탄전에 가깝다.

진위는 밝혀지겠지만 분명한 점은 영덕군민들이 더 이상 재판 중인 군수나 당선 무효를 걱정해야 하는 리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지, 법정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시간이 아니다." 국민의힘과 후보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군민들의 착잡한 심정은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라, 독버섯처럼 번진 '사법 리스크 정치'에 대한 환멸이다.

영덕은 지금 인구 소멸과 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 서 있다.

하지만 후보 간 대립이 격화될수록 영덕의 미래는 또다시 법정의 판결문에 저당 잡히게 될 것이다.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당하게 영덕을 이끌어갈 '리더십'이다.

home 박병준 기자 anchor1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