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담배 좀 꺼줄래?” 중학생들 훈계한 남자가 자녀들 앞에서 겪은 수모

2026-04-24 17:16

“욕을 랩처럼 하기에 손으로 가볍게 얼굴 밀쳤다가 파출소행”

초등생인 딸과 아들의 손을 잡고 중국집에 가던 길이었다. 중학생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마주 오고 있었다. 남자는 한마디했다. "학생들, 길에서 담배 피우지 말고 꺼줄래?"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이 돌아왔다. 대낮에 아이들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지난 2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 한 편이 24일 현재 8만 조회수를 넘기며 뜨거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1학년 딸을 둔 아버지가 학원 마중을 나갔다가 파출소까지 다녀온 경위를 담담하게 풀어놓은 글은 올린 지 이틀 만에 2000개 가까운 추천을 받았다.

"X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꺼지세요"

글쓴이에 따르면 사태가 벌어진 날 오후 학원 근처 중국집으로 향하던 중 담배를 피우며 걸어오는 중학생 셋과 마주쳤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있던 그는 조용히 담뱃불을 꺼달라고 한마디 건넸다. 그러자 그중 한 명이 즉각 폭언으로 응수했다. "이 XXXX끼 뭔 상관이야. 아이들 앞에서 개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꺼지세요."

아버지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나머지 두 명이 자리를 피하는 사이, 욕설을 퍼부은 학생이 인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글쓴이는 따라 들어가 “어른에게 싹수없게 무슨 그리 심한 입에도 담지도 못할 욕을 하느냐”고 나무랐다고 한다.

글쓴이에 따르면 학생은 멈추지 않고 욕설을 쏟아냈다. 문제는 글쓴이가 참지 못하고 학생의 신체에 손을 댔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욕을 랩처럼 막 하기에 손으로 얼굴을 가볍게 밀쳤다”고 했다.

학생이 즉시 112에 신고했다. 글쓴이도 맞신고했다. 5분 뒤 지구대 경찰이 도착했다. 놀란 아이들은 집으로 돌려보냈다. 파출소에서 진술서를 작성하고 귀가한 뒤 글쓴이는 뒤늦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현장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낸 것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은 "아빠 괜찮아?"라고 물어왔다. 걱정이 밀려왔다. ‘내가 괜히 간섭했나.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보복하는 건 아닌가.’

"협박죄와 아동학대죄로 신고하라" 네티즌 조언

글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상당수는 분노와 위로였지만 실질적인 법률 조언도 쏟아졌다.

'내랑**'은 "모욕죄로 신고하는 건 효과가 없다"며 "글쓴이의 자녀들이 그 상황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꼈을 것이므로 협박죄와 아동학대죄로 신고하는 게 어떻겠나"고 제안했다. "아빠가 저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것을 본 아이가 밤새 무서워서 잠을 못 잘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운전50***'는 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자녀가 함께 있었으므로 먼저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고, 경찰에 폭력으로 신고하면 된다. 자녀들이 위협받아서 방어한 것이라는 논리로 접근하라"고 조언하며, 아이들의 진술서와 정신과 진단서 확보를 권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쓴이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단 얘기도 나왔다. 'PolarBe****'는 "폭행은 무조건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글쓴이만 폭행 혐의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합의가 이뤄지면 처벌을 피할 수 있지만 합의를 원하지 않거나 상대 측이 처벌 의사를 강하게 밝힌다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라고 했다.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는 댓글도 등장했다. '주니라***'는 10년 전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학생의 뺨을 때렸다가 경찰서 조사를 받고 합의금으로 100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파출소에서 담배 피우는 건 불법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했다"고 했다.

"촉법소년 연령 낮춰야" 논쟁 재점화

이 글은 자연스레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 "중학생부터는 촉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미성년자 흡연과 음주를 법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법상 미성년자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미성년자에게 담배와 술을 판매한 성인이 처벌받을 뿐이다.

일부 네티즌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가족이 있는 분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성년자 뺨을 밀친 건 분명 잘못한 것" 등의 댓글을 올려 글쓴이를 나무라기도 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