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간다?” 외국인들이 한국 오면 바로 ‘지방’으로 가는 이유

2026-04-24 15:12

최근 한 한국 관련 영상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건 바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더 이상 서울을 먼저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지방으로 향하는 새로운 여행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인관광객들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 뉴스 1
외국인관광객들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 뉴스 1

“유명한 곳은 일부러 피한다”…완전히 바뀐 여행 방식

예전에는 한국 여행이라고 하면 서울, 특히 명동과 강남이 필수 코스였다. 하지만 요즘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이런 ‘유명한 곳’을 일부러 피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

이른바 ‘힙스터 감성’ 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더 로컬스럽고 진짜 한국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줄 서야 하는 유명 맛집 대신, 시골이나 외곽에 있는 오래된 식당을 찾아가고, 이런 곳에서 먹는 음식이 더 맛있다는 평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처음 온 외국인이면 당연히 유명한 데 데려가야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그 공식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 지금 가장 ‘핫한’ 도시가 된 이유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몰리고 있는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부산인데,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특정 음식 때문에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밀면' (부산의 대표적인 냉면 요리) 이다. 사실 밀면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다. 차갑고 특유의 시큼한 맛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밀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 먹었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맛이지만, 두 번 세 번 먹다 보면 빠져든다는 반응이 많고, 아예 부산에 가서 하루 세 끼를 밀면으로 해결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거 미국에 알려지면 안 된다, 우리끼리만 먹자”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밀가루로 만든 부산 밀면 밀면냉면 한 그릇에 식육수를 비롯해 여름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함께 나왔다    / 셔터스톡
밀가루로 만든 부산 밀면 밀면냉면 한 그릇에 식육수를 비롯해 여름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함께 나왔다 / 셔터스톡

"한국인이 더 적다"…외국인으로 채워진 부산

실제로 부산의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해운대나 유명 카페 주변에서는 “여기가 한국 맞나?” 싶을 정도로 외국인 비율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카페 역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디자인과 스토리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강한 매력을 주고 있다.

여기에 K-팝과 연결된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특정 장소를 ‘성지’처럼 방문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90년대 부산과 지금 부산…완전히 달라진 도시

이 변화는 한국인들에게도 낯설게 느껴질 만큼 크다. 실제로 90년대까지 부산에 살다가 해외로 이주한 한인 가족이 최근 고향을 방문했을 때, 부모님이 변화한 모습에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는 사례가 있다. . 그들이 기억하던 부산은 외국인이 거의 없고, 산업과 노동 중심의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의 부산은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도시로 완전히 변했다.

단순한 발전이 아니라, 도시의 ‘성격’ 자체가 바뀐 것이다.

대한민국 부산시 일몰의 감천문화마을. / 셔터스톡
대한민국 부산시 일몰의 감천문화마을. / 셔터스톡

전주, 성수, 그리고 ‘진짜 한국’을 찾는 흐름

이런 변화는 부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주는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반찬과 깊은 맛을 가진 한식은 외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진짜 한국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서울 안에서도 변화는 이어진다. 명동이나 강남 대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이제 성수동이다.

공장이 있던 공간이 감각적인 카페로 바뀌면서,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전시 공간 같은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을 찍고 경험을 공유하는 데 최적화된 공간인 셈이다.

“서울보다 더 한국 같다”…외국인들이 말하는 이유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들이 지방을 좋아하는 이유다. 한국인들은 “조용해서 좋다”, “사람이 없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반면, 외국인들은 전혀 다르게 말한다. “진짜 한국 같아서 좋다.”

서울은 너무 글로벌화되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도시처럼 느껴지지만, 지방은 한국만의 생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동네 슈퍼, 시장, 골목 풍경 같은 일상적인 요소들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서울, 대한민국 - 2023년 4월 8일  푸드 마켓 홀 인물이 몰려 있는 로컬 샵 / 셔터스톡
서울, 대한민국 - 2023년 4월 8일 푸드 마켓 홀 인물이 몰려 있는 로컬 샵 / 셔터스톡

여행을 넘어서 ‘경험’ 으로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소통’이다. 지방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어를 배우고 온 외국인들에게는 실제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영어로 쉽게 해결되는 상황이 많지만, 지방에서는 더 많은 대화와 교류가 생긴다. 이 과정 자체가 여행의 중요한 경험이 된다.

결국 지금의 변화는 단순한 관광 트렌드가 아니다. 유명한 장소를 소비하는 여행에서, 자신만의 경험을 찾는 여행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전주, 성수,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지역들이 이 흐름 속에서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국 여행은 더 이상 “어디를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의 문제가 되고 있다.

home 오아나 기자 oana1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