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피 지수가 6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일주일간 SK하이닉스와 한화그룹 계열사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 성장에 따른 실적 기대감과 방산 및 조선 분야의 대규모 수주 모멘텀이 작용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다.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의 17일부터 23일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개인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개인은 이 기간 SK하이닉스 주식 71만 3111주를 사들였으며 거래대금은 8062억 7349만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 37조 60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률 72%를 기록한 점이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확신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독점 지위와 더불어 하반기 HBM4E 샘플 공급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려는 수요가 몰렸다.
순매수 2위는 3418억 2154만 원의 매수세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주가가 고점 대비 5% 내외의 조정을 받는 구간에서 개인들은 이를 중장기적 진입 기회로 판단해 물량을 확보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유럽발 방산 수출 호조와 항공우주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3위는 2639억 1998만 원을 기록한 한화오션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진출과 7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부각되며 조선업황 부활의 중심에 섰다.
현대차와 삼성전기는 각각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2615억 9536만 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하며 주주 환원 정책 강화에 따른 '밸류업'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삼성전기는 1939억 1757만 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는데 온디바이스 AI 기기 확산에 따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회복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상위 5개 종목 모두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과 기술력을 갖춘 1등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 전반으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난이도가 높아진 장세였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2026년 코스피 목표치를 7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며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언급하자 개인들은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던진 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냈다. 이는 과거의 묻지마 투자가 아닌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수주 잔고를 면밀히 분석한 '스마트 개미'의 귀환으로 해석된다.
단기적인 수급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의 구조적 성장세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온기(溫氣)가 방산과 조선, 자동차 등 전통적인 수출 효자 종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거래 대금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의 에너지가 응축되고 있는 만큼 특정 섹터로의 쏠림 현상은 당분간 투자 전략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선택은 결국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이 조정장에서 가장 먼저 반등한다는 시장의 격언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향후 투자 시 유의할 점은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성이다. 미국 금리 정책과 환율 추이에 따라 대형주 중심의 수급이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분기별 실적 추이와 신규 수주 공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코스피 6500 시대의 주역이 된 개인 투자자들이 7000 고지 점령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