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핵심은 단순하다. 지금까지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었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이날부터 궐련형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는다. 길거리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다 단속에 걸려도 "이건 담배가 아니에요"라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수년간 이어져 온 규제 공백이 오늘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법 바뀌기 전엔 전자담배가 담배가 아니었다
기존 담배사업법은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것'만 담배로 정의했다. 연초의 줄기나 뿌리를 사용한 제품, 합성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형 전자담배는 이 정의에서 벗어나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 허점은 실질적인 문제로 이어졌다. 합성 니코틴 기반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 관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였고, 무인점포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경로로 활용됐다. 금연구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다 적발돼도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과태료 처분이 취소되는 사례까지 있었다.
개정안은 이 구멍을 막는다. 합성 니코틴을 포함한 액상형 전자담배 전체가 담배로 편입됐고, 궐련형 담배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어디서 피우면 안 되나…금연구역 범위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시설은 광범위하다. 국회·정부·지방자치단체 청사, 법원, 공공기관 청사, 유·초·중·고 및 대학교 교사와 운동장 전 구역, 의료기관, 어린이집, 청소년 수련시설, 도서관, 어린이놀이시설이 모두 포함된다.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건축물·공장·복합용도 건축물, 객석 300석 이상 공연장, 대규모 점포와 지하도 상점가, 관광숙박업소,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체육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 목욕장, PC방·일반게임제공업소, 모든 휴게음식점·일반음식점·제과점 영업소도 금연구역이다.
교통 관련 시설도 빠지지 않는다. 공항·여객부두·철도역·여객자동차터미널 대기실과 승강장, 지하보도, 16인승 이상 유상 운송 교통수단, 어린이운송용 승합차가 포함된다.
지자체별로 추가 지정도 가능하다. 서울시의 경우 관할 구역 내 지하철역 출입구로부터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 시설 경계선으로부터 30m 이내 공공 구역도 금연구역에 해당한다.

전자담배 금지 구역, 알고 보면 더 많다
국민건강증진법 외에도 별도 법률로 흡연이 금지된 구역이 있다. 전자담배도 이 구역에서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산림 또는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 위치한 토지(건물 부속 토지 제외)에서는 흡연과 담배꽁초 투기가 금지된다. 위반 시 최대 7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연공원에서는 지정된 장소 외 흡연이 금지되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적용된다.
지정문화유산과 등록문화유산, 그 보호구역·보호물·보관시설 전체도 금연구역이다. 이를 어기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낸다.
버스·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송사업용 차량 내 흡연은 운수종사자 기준 최대 50만원의 과태료 대상이다. 여객열차 안에서 흡연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항공기는 더 엄격하다. 계류 중인 항공기 내 흡연은 500만원 이하 벌금, 운항 중 흡연은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적발되면 얼마 내나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단속되면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 제3항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자체별로 조례에 따라 10만원으로 고정된 경우도 있다.
시설 소유자·관리자가 금연구역을 지정하지 않거나 표지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 시정 명령을 받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이전에는 금연구역 단속 현장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이건 담배사업법상 담배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과태료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실제로 존재했다. 개정 이후 이 변명은 법적 효력을 잃었다.
판매·유통 방식도 전면 바뀐다
전자담배의 온라인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앞으로는 담배소매인으로 지정된 점포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자동판매기를 설치하려면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하고, 담배 자동판매기 설치 장소 적정성과 성인인증 장치 부착 여부도 합동 점검 대상이 된다.
담뱃갑에는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를 의무적으로 넣어야 한다.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기존 담배에 부과되던 각종 세금과 부담금도 액상형 전자담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무인점포 형태로 운영되던 전자담배 판매점은 이번 개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선다.

전자담배 정의…액상형·궐련형 차이
전자담배는 불로 연초 잎을 태워 연기를 마시는 전통 담배와 작동 원리가 다르다. 전기로 액체 상태의 니코틴 성분을 가열해 수증기를 만들고, 이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연소가 아닌 기화 방식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연기가 아니라 수증기가 나온다.
전자담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카트리지나 탱크에 향료와 니코틴이 혼합된 액체를 넣고 가열하는 방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열식 담배)는 전용 담배 스틱을 기기에 꽂아 태우지 않고 쪄서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담배사업법 개정의 핵심 대상은 액상형 전자담배다. 기존 법은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것만 담배로 인정했기 때문에,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었다. 4월 24일부터는 니코틴 기반의 모든 제품이 담배로 분류되면서, 액상형·궐련형을 막론하고 모든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