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비화] 죽어서도 프링글스에 담긴 남자… 프레드릭 바우어의 집념과 ‘쌍곡 포물면’의 과학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감자칩 중 하나인 프링글스. 이 과자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일정하게 굽어 있는 칩의 모양과 빨간 원통형 캔입니다. 이 혁신적인 디자인 뒤에는 자신의 발명품에 인생을 바친 한 과학자의 집념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유언이 숨어 있습니다.
■ 낙엽에서 찾은 수학적 설계, ‘쌍곡 포물면’의 탄생
프링글스의 독특한 디자인은 화학자이자 공학자였던 프레드릭 바우어(Fredric Baur)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그는 기존 감자칩들이 봉지 안에서 쉽게 부서지고 금방 눅눅해지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는 어려운 과제를 받았습니다. 약 2년 넘게 고민을 거듭하던 바우어는 우연히 길가에 구부러진 채 포개진 낙엽들이 부서지지 않고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깊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는 이를 수학적으로 설계하여 ‘쌍곡 포물면' 이라는 정교한 구조를 과자에 적용했습니다. 이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슈퍼컴퓨터까지 동원해 공기 저항을 얼마나 일정하게 견디는지 실험할 정도로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였습니다. 덕분에 얇은 프링글스 칩은 통 안에서 깨지지 않고 완벽하게 포개질 수 있었으며, 씹을 때 발생하는 소리를 증폭시켜 청각적인 즐거움까지 극대화했습니다.


■ 미사일 격납고를 닮은 원통형 캔의 비밀
바우어는 과자의 모양뿐만 아니라 이를 담는 용기에도 자신의 모든 지식을 쏟아부었습니다. 과거 해군에서 항공 생리학자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외부의 습기와 압력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원통형 용기를 고안해 냈습니다. 마치 미사일 격납고처럼 설계된 이 캔은 프링글스가 전 세계 어디로 운송되더라도 모양과 바삭함을 유지하게 해준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바우어는 이 발명품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발명품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곤 했습니다.

■ “나를 프링글스 통에 묻어다오...” 전설이 된 유언
프레드릭 바우어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는 생전에 자녀들에게 “내가 죽으면 내 유해의 일부를 프링글스 통에 담아 묻어달라”는 매우 구체적이고도 독특한 유언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영혼과도 같은 발명품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2008년 5월, 바우어가 세상을 떠나자 자녀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프링글스 ‘오리지널 맛’ 통에 화장한 유골의 일부를 담아 묘지에 함께 매장했습니다. 자신의 인생 역작을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이 이야기는 전 세계에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 맺음말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집어 드는 프링글스 한 통에는 한 과학자의 끈질긴 탐구 정신과 자신의 일을 사랑했던 뜨거운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과자를 넘어, 수학과 공학 그리고 한 남자의 인생이 녹아 있는 프링글스는 오늘도 전 세계인의 식탁에서 그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