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이 숨진 진주 CU 물류센터 사고의 화물차 운전자가 구속됐다.

지난 23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진주지원 이지웅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40대 화물차 운전자 A 씨에 대해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2분쯤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2.5톤 화물차로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50대 조합원 1명이 숨졌고 조합원 2명은 각각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 직후 A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이후 CCTV와 디지털운행기록장치 분석 등을 거쳐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차량 앞에 사람이 있는 상황을 보고도 그대로 몰고 갔고 충돌 뒤에도 곧바로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본 것이다.
A 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취재진이 “사람이 있었는데 왜 차를 몰았느냐”고 묻자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피해자 측에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CCTV 공개 뒤 커진 ‘살인 혐의’ 판단
사고 당시 현장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물류센터 출차를 막고 있었다. 경찰은 출입구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차량 통행을 관리하고 있었고 물류센터 안에 있던 화물차가 정문을 빠져나오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화물연대가 공개한 CCTV에는 당시 긴박한 장면이 담겼다. 조합원들이 차량 앞을 막아서고 일부는 창문을 두드리며 출차를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화물차는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고 앞에 있던 조합원이 차량에 치였다. 경찰은 A 씨가 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운전 경위와 사고 당시 판단, 차량 진행 속도, 충돌 이후 정차 시점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
조합원도 구속…현장 충돌 책임 공방 계속
같은 날 법원은 화물연대 60대 조합원 B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 씨는 집회 과정에서 승합차를 몰고 경찰 바리케이드를 향해 돌진해 경찰관들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B 씨에 대해서도 도망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50대 조합원 C 씨도 구속됐다. C 씨는 집회 현장에서 승합차 위에 올라가 흉기를 들고 자해할 것처럼 협박하고 경찰 등 불특정 다수를 향해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써 진주 CU 물류센터 집회와 사고를 둘러싸고 구속된 인원은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사고 이후 현장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물류센터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숨진 조합원을 추모하며 사측의 사과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물류센터 주변에서 약식 집회와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경찰은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해 기동대를 배치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사고 책임을 넘어 원청 책임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CU 물류를 맡는 구조에서 원청인 BGF리테일의 책임이 빠져서는 안 된다며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BGF로지스는 BGF리테일이 화물기사들에게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했다거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교섭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은 운전자와 조합원들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사고 경위와 집회 충돌 과정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숨진 조합원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원청 교섭 문제는 수사와 별개로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