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 총파업 막는다” 500만 개미군단…평택 상륙작전 개시

2026-04-24 06:49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에 주주들 움직여…평택서 맞불 집회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500만 개미 군단’을 내세운 주주들도 평택으로 향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 뉴스1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캠퍼스 앞. 초기업노조가 4만여 명 규모의 투쟁 결의대회를 연 시각, 맞은편 고덕국제대로에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소속 주주들이 집결했다.

주주 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평택시 고덕국제대로에서 노조 집회에 맞선 집회를 열었다. 집회 신고 인원은 20명이며, 참가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삼성전자 개인주주 약 500만 명을 대표한다는 입장이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단상에 올라 “500만 주주는 미래 투자를 포기하게 만드는 무리한 성과급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외쳤다. 이어 “반도체 공장은 한 번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만큼, 파업은 주주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과급 40조 원 요구와 생산 차질 우려에 맞서 주주들이 나섰다”며 “삼성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와 주주 집회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선 가운데, 경찰은 양측 간 우발 상황 가능성에 대비해 400여 명을 투입하고 현장 통제에 나섰다.

성과급 40조 요구에 주주 반발

주주들이 문제 삼은 건 노조 요구 규모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함께 2025년 영업이익의 15%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40조 5000억 원에 달한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주본부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4·23 투쟁 결의대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주본부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4·23 투쟁 결의대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 총액 11조 원의 네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민 대표는 “실적이 좋을 때는 성과를 나누자면서, 수익이 나지 않을 때는 고용 유지만 요구하는 것은 권리만 앞세우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노조가 생산라인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한 데 대해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고 지적했다.

얼굴 밟고, 펀치백 치고…총파업 수순

같은 시각 노조 집회 현장 분위기는 격앙됐다.

바닥에는 이재용 회장과 주요 경영진 얼굴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깔렸고, 조합원들이 이를 밟고 지나갔다. ‘째째용’, ‘전시황’, ‘노때문’ 등의 표현이 적힌 이미지도 등장했다. 펀치백과 얼굴 부분이 뚫린 구조물 앞에서는 낙서와 훼손이 이어졌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이어진 교섭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산정 기준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고, 사측이 일회성 보상으로 마무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낙서하고 찢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  / 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낙서하고 찢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 / 뉴스1

초기업노조를 비롯해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이 참여한 공동투쟁본부는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총파업 강행하면 광화문으로”

주주운동본부는 이번 평택 집결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지금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첫 단계”라며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광화문에서 국민 총궐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들이 결집하는 순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집회가 사측의 사주를 받은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주주·노조·사측은 각각 독립된 주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업 상황에서도 안전 인력은 정상 근무해야 한다는 방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유독성·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만큼 필수 인력 공백은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체 직원 약 12만 8000명 중 약 5%가 필수 유지 인력으로 요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