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 제481주년을 맞아, 그가 잠든 땅 아산에서 장군의 마지막 길을 기리는 대규모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가 공개된다.
아산시는 이순신관광체험센터 ‘여해나루’에서 오는 28일부터 미디어아트 작품 ‘이순신 반차도 여혼종정(旅魂終靜): 이순신의 고요하고 빛나는 마지막 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동양화가 손지훈(Bootjil) 작가와 제장명 이순신정신문화연구소장이 의기투합해 완성했다. 특히 400여 년 전 아산 지역에서 치러진 실제 운구 행렬 구간을 철저한 문헌 고증을 거쳐 화폭에 옮겼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작품은 1599년 당시 장례가 시작된 현충사 고택에서 출발해 노제를 지낸 위충암과 초장지인 금성산을 거쳐, 현재의 묘소인 어라산 이충무공 묘에 이르는 웅장한 여정을 담고 있다. 화면 속에는 조선 수군과 부관들이 장군을 호위하고, 그 뒤를 수많은 백성이 눈물로 따르는 천여 명 규모의 행렬이 16세기 아산의 풍경과 함께 생생하게 펼쳐진다. 서사는 화면 좌측의 마을 풍경에서 시작된다. 이른 아침,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하며 장군을 떠나보내는 장면은 이순신 장군과 백성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화면 우측으로 이동할수록 넓은 들판과 한적한 풍경이 이어지며, 이는 장군이 고단했던 삶을 뒤로하고 영원한 안식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예술적 완성도 역시 돋보인다. 초봄의 따뜻한 색채를 바탕으로 전통 반차도의 형식미를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매체만의 세밀한 묘사와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이는 ‘죽음’을 단순히 슬픈 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순환의 시작으로 그려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투영된 결과다. 아산시는 이번 콘텐츠를 통해 현충사와 묘소가 지닌 ‘죽음’의 정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인 체험 관광 콘텐츠로 탈바꿈시켰다.
고영이 시 관광진흥과장은 “관광객들이 성웅의 마지막 길에 직접 동행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참여형 콘텐츠로 기획했다”며 “장군의 위대한 생애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순신 반차도’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행렬 체험은 축제 기간 중 매일 2회 무료로 운영되며,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행렬 체험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