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함대공 요격 미사일 '해궁(K-SAAM)'이 말레이시아 해군에 처음으로 수출됐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무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나온 추가 성과로, 양산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거둔 첫 해외 수출 실적이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옛 LIG넥스원)는 22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DSA 2026'에서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9400만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해궁 공급 계약에 서명했다.
해궁은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대함 유도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요격하기 위한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이다. 2011년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에 착수, LIG D&A가 참여해 2018년 개발을 마쳤다. 2019년 양산 체제에 돌입했고, 2021년부터 해군 함정에 실전 배치됐다.
국제 시장에서 해궁이 경쟁력을 인정받은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탐색 정밀도다. 초고주파 레이더센서(RF)와 적외선 영상(IIR)을 결합한 이중모드 탐색기를 장착해 전자전 환경이나 복합 교란 상황에서도 표적을 안정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둘째는 저고도 대응 능력이다. 주로 고고도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과 달리, 해궁은 해수면에 가깝게 접근하는 대함 미사일을 포착·격추하는 데 특화돼 있다. 기존 함정의 근접 방어 무기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말레이시아 측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해궁을 차기 연안초계함(LMS) 3척에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함정은 튀르키예 방산기업 STM이 건조 중이다. 국산 미사일이 제3국 조선소 함정에 탑재되는 방식으로 수출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LIG D&A는 중동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수출로 인지도를 높인 데 이어, 이번 해궁 수출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UAE에 수출된 천궁-II가 미국·이란 전쟁에 실전 투입돼 이란 미사일 실제 요격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전에서 검증된 무기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평판이 이번 말레이시아 계약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IG D&A는 이번 DSA 2026 전시회에서 해궁 외에도 천궁-II,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 등을 함께 전시했다.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촘촘하게 엮인 다층 통합 방공 솔루션 전체를 한자리에서 선보인 셈이다.
LIG D&A 관계자는 "천궁-II로 중동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면, 해궁으로는 해상 방공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단일 무기가 아닌 통합 방공 체계 공급자로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DSA 2026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방산 전시회다. K방산이 중동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수출 거점을 넓히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