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더 달라” 3만명 모인다…삼성전자 노조, 오늘 평택 집회

2026-04-23 08:08

성과급 40조 요구에 협상 결렬…노조·주주 맞불 집회
다음달 총파업 예고…파업 시 생산 차질·공급 영향 우려

삼성전자 노조가 평택캠퍼스에서 3만명 규모 결의대회를 열면서 다음달 총파업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23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1시 경기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연다. 경찰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3만명으로 노조 내부에서는 최대 3만 7000명까지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집회는 오후 1시 사전집회를 거쳐 오후 2시 본집회로 진행된다. 삼성전자 창립 이후 최대 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 수위를 높여왔고 회사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음달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 주주 모임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평택시 고덕 국제대로에서 맞불 집회를 연다. 장소는 노조 집회 바로 맞은편으로 주주 측 집회 신고 인원은 20명이다. 주주 측은 노조의 40조원대 성과급 요구와 강경 투쟁 방침을 비판하며 공개 반대에 나섰다.

현장 통제도 이뤄진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과 사무3동 사이 왕복 8차선 도로를 전면 통제할 방침이다. 통제 시작과 해제 시점은 당일 집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은 광역예방순찰대 41명, 기동대 3개 중대 186명, 평택경찰서 136명 등 모두 363명을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다.

성과급 40조 요구…노사 협상 사실상 중단

삼성전자 노사가 맞서고 있는 핵심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고 상한선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가 거론하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단순 적용하면 규모는 약 40조원에서 최대 4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 비용을 웃도는 금액이다. 반면 회사는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업계 최상위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경쟁사보다 낮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사 협상은 지난달 말 이후 멈춰 선 상태다.

노조는 이미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사측과의 협상이 멈춘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통해 조합원 결집도를 다시 확인하고, 다음달 총파업을 앞두고 결집력을 점검하는 자리로 해석된다.

삼성전자평택캠퍼스 / 구글 지도

파업 현실화되면 생산 차질…최대 30조 손실 거론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갈등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 DS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핵심 조직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 부문 인력이 대규모로 빠질 경우 회사 안에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이번 파업 참여 인원이 3만~4만명, 전체의 30~40%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2024년 7월 파업 때와는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는 참여 인원이 전체 노조원의 15% 수준에 그쳐 대체 근무 등을 통해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참여 규모 자체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라인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손실 규모도 적지 않다. 노조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회사 손실이 20조~30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손실 규모도 크지만 더 신경 쓰이는 대목은 생산라인 특성이다. 반도체 라인은 멈췄다가 곧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구조가 아니다. 자동화 공정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파업이 끝난 뒤에도 재가동과 정상화까지 2~3주가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 이후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급 차질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과 평택·화성 사업장 생산 비중을 감안할 때, 파업이 현실화하면 DRAM은 3~4%, NAND는 2~3% 수준의 공급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메모리 시장은 인공지능과 서버 수요가 이어지면서 이미 공급이 빠듯한 편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지고, 그만큼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평택 집회가 끝나도 상황은 바로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성과급 협상은 이미 끊겼고 노조는 다음달 총파업 일정까지 못 박아둔 상태다. 집회 이후 관심은 다시 협상 테이블이 열릴지, 아니면 총파업 수순으로 더 가팔라질지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