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MC몽→노홍철로 차례대로 주인이 바뀐 5층 빌딩의 정체

2026-04-22 16:34

연예인도 못 버텼다... 냉기 가시지 않는 가로수길

강호동, MC몽, 노홍철(왼쪽부터). / 뉴스1
강호동, MC몽, 노홍철(왼쪽부터). / 뉴스1

강호동이 2018년 141억원에 사들여 6년 뒤 25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았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빌딩이 또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이번엔 정반대 결말이다. MC몽이 설립한 법인이 불과 1년 반 만에 14억원 손해를 보고 건물을 처분했다. 새 주인은 방송인 노홍철이다. 한때 '패션의 성지'로 불리며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들던 가로수길에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래로 읽힌다.

파이낸셜뉴스 인터넷판을 비롯한 매체들의 22일 보도를 종합하면, MC몽이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설립한 '주식회사 더뮤'는 같은 달 방송인 강호동 소유의 신사동 빌딩을 166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최근 152억원에 방송인 노홍철에게 팔렸다. 매입가 대비 14억원 낮은 금액이다. 취득세와 등록세, 대출 이자 등 부대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손실은 2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건물은 1992년 준공된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대지면적 253.95㎡, 건물면적 593.17㎡다. 가로수길 대로변 메인 상권 코너에 자리해 가시성이 좋고,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까지 도보 10분, 3호선 압구정역까지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다.

주식회사 더뮤 측이 건물을 매입할 당시에는 별도 근저당이 설정되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소유권 이전 당일 은행 신탁등기도 완료됐는데, 이는 임대수익보다 사업적 활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식회사 더뮤의 설립 목적에는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애니메이션 영상물 제작·기획·배급·유통, 인터넷 방송업, 온라인 음악서비스, 전시 및 행사 대행업 등이 등록돼 있다.

새 주인인 노홍철은 이달 초 건물을 매입하고 최근 소유권 이전 등록을 마쳤다. 매입 금액 대부분은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근저당이 설정됐는데 채권최고액이 180억원에 달한다. 통상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 원금의 120~130%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대출 규모는 140억~150억원으로 파악된다. 노홍철은 이번 매입을 위해 2018년 122억원에 사들인 압구정동 건물을 공동 담보로 제공했다.

MC몽과 노홍철은 1979년생 동갑내기다. 노홍철이 보유한 압구정동 빌딩은 올해 초 기준 추정 시세가 약 236억원으로, 매입 당시보다 100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투자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은 노홍철이 이번엔 침체된 가로수길 상권을 바닥으로 보고 베팅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거래는 가로수길 빌딩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이전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손바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로수길 상권 지표는 냉혹하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사동에서 새로 문을 연 점포는 65곳인 데 반해 폐업은 92곳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개업이 283곳, 폐업이 350곳으로 폐업이 훨씬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사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5.6%로, 같은 해 2분기 13.3%, 3분기 14.8%에 이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가로수길 상권 공실률은 4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명동(4.4%), 한남·이태원(10.5%), 홍대(10%), 청담(18%), 강남(15.4%)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2025년 2분기에는 43.9%로 더 올라 서울 7대 상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과거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이 상권에서 영업을 이어오다 철수한 것을 기점으로 공실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