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대신 '이것'… 2026년 봄, 한국인들이 여행지를 고르는 의외의 기준

2026-04-22 16:57

1년에 한 번, 제철 음식으로 떠나는 지방 도시 여행
SNS 인증 먹거리, 지역 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

봄이 오면 여행자들의 발길이 빨라진다. 과거에는 꽃구경이 주된 이유였으나 지금은 입맛을 돋우는 제철 먹거리가 지역으로 향하는 길을 연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내놓은 ‘2026 여행 전망 보고서’를 보면 이런 흐름이 명확히 보인다. 특정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이른바 ‘제철 코어’족이 지방 도시의 숙박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인천공항의 모습 / sung woo kim-shutterstock.com
인천공항의 모습 / sung woo kim-shutterstock.com

충남 서천은 주꾸미 하나로 숙소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3월 21일부터 4월 5일까지 열린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여행자들을 불러모은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가득 찬 주꾸미는 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샤부샤부나 볶음처럼 입맛에 맞는 요리를 산지에서 직접 즐기려는 욕구가 여행으로 이어졌다.

진도 꽃게와 논산 딸기가 만든 숙박 대란

전남 진도와 충남 논산도 먹거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진도는 봄꽃게를 찾는 사람들 덕분에 숙소 검색량은 23%나 상승했다. 특히 다음 달 열리는 꽃게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이 수치에 반영되며 검색량이 357% 급증했다. 축제 시기에 맞춰 숙소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논산 딸기 축제는 67만 명이라는 인파를 끌어모으며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사흘 동안 판매된 딸기만 150톤에 달하며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힘을 입증했다.

딸기 자료사진 / Michele Ursi-shutterstock.com
딸기 자료사진 / Michele Ursi-shutterstock.com

이런 현상은 요즘 여행 트렌드인 ‘초국지 여행’과 맞닿아 있다. 유명 관광지를 훑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하려는 태도다. 제철 음식은 그 지역의 기후와 계절을 담고 있어 가장 확실한 현지 경험이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선한 산지 음식을 공유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문화도 제철 코어 열풍을 부채질했다.

여행자들을 서두르게 하는 ‘1년의 기다림’

여행자들에게 제철 먹거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그 시기에만 허락된 특별한 보상이다. 딸기나 주꾸미처럼 수확 시기가 정해진 식재료는 여행의 긴박감을 더한다. 지금이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심리가 여행자들을 서두르게 만든다. 지역 축제와 결합한 미식 여행은 단순한 구경을 넘어 오감을 채우는 만족감을 준다.

성공적인 제철 여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수다. 축제 기간에는 인근 숙소가 빠르게 매진되므로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약하는 편이 좋다. 식당 역시 산지 직송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해야 제맛을 느낀다.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시장 상점이나 노포를 공략하면 더 저렴하고 신선한 음식을 맛보는 것도 재미다.

먹거리가 지역을 살리는 소중한 자원

지방 자치단체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미식 콘텐츠를 강화한다. 단순히 음식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수확 체험이나 요리 교실을 열어 여행객들의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먹거리가 지역을 살리는 자산이 된 셈이다. 앞으로도 제철 식재료를 위주로 한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자연이 주는 시기적절한 선물을 찾아 떠나는 길은 일상의 활력을 되찾아준다. 이번 주말에는 제철 음식을 지도 삼아 이름 모를 지방 도시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신선한 맛이 주는 즐거움은 여행의 기억을 더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준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