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한 톨 없어도 됩니다…튀김보다 바삭한 애호박 전은 '이렇게' 만들어 보세요

2026-04-23 06:00

전분가루로 바삭함을 살리는 애호박전 비결

애호박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식재료지만 부치는 방법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애호박 전 (AI로 제작)
애호박 전 (AI로 제작)

보통 밀가루를 묻혀 부쳐내지만 소화가 잘 안 되거나 금방 눅눅해지는 식감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는 방법이 바로 전분가루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분가루는 채소의 수분을 꽉 잡아주면서도 표면을 과자처럼 바삭하게 만들어주는 성질이 있다. 여기에 매콤한 청양고추와 향긋한 부추를 섞으면 입맛을 돋우는 별미가 완성된다.

좋은 재료를 고르고 준비하는 순서

음식의 맛은 재료 상태에서 반 이상 결정된다. 애호박은 표면에 상처가 없고 매끄러우며 색이 진한 것을 골라야 한다.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어야 속이 알차고 달큰한 맛이 난다. 너무 큰 것보다는 중간 크기가 전을 부치기에 적당하다. 부추는 잎이 가느다란 것이 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부드럽다. 청양고추는 윤기가 흐르고 단단한 것을 준비해 매운맛을 살린다.

전분가루는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선택하면 된다. 감자 전분은 입자가 고와 바삭함이 오래 가고 고구마 전분은 쫄깃한 맛을 더해준다. 소금은 입자가 고운 것을 써야 간이 고르게 배어 맛이 겉돌지 않는다. 기름은 온도가 잘 올라가는 해바라기유나 카놀라유를 쓰는 것이 바삭하게 익히는 방법이다.

애호박 손질과 수분 빼기

애호박은 깨끗하게 씻어 양끝을 잘라낸 뒤 일정한 두께로 채를 썬다. 너무 얇게 썰면 씹는 맛이 줄어들고 너무 두꺼우면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눅눅해질 수 있다. 약 0.3센티미터 정도가 적당하다. 채를 썬 애호박을 넓은 그릇에 담고 소금을 살짝 뿌려 절여준다. 약 10분 정도 그대로 두면 애호박에서 물이 조금씩 빠져나온다.

애호박 채썰기 (AI로 제작)
애호박 채썰기 (AI로 제작)

이때 나오는 물은 버리지 말고 그대로 둔다. 나중에 전분가루를 섞을 때 이 물이 반죽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을 따로 넣지 않고 채소 자체의 수분만 활용하면 애호박 특유의 달콤한 향이 국물처럼 반죽에 배어 맛이 훨씬 진해진다. 호박이 부드럽게 휘어질 정도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된 상태다.

청양고추와 부추로 향 살리기

애호박이 절여지는 동안 함께 넣을 채소들을 손질한다. 부추는 4센티미터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청양고추는 반을 갈라 씨를 털어낸 뒤 잘게 다진다. 고추씨가 들어가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 제거하는 쪽이 깔끔하다. 청양고추는 기름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부추는 애호박과 만나 향긋한 풍미를 만든다.

애호박 전 레시피 (AI로 제작)
애호박 전 레시피 (AI로 제작)

부추는 너무 많이 넣기보다 애호박 양의 3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 부추가 너무 많으면 애호박의 단맛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진 고추는 취향에 따라 양을 조절하되 골고루 섞이도록 아주 잘게 썰어주는 것이 좋다. 채소들을 미리 썰어두면 반죽할 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물 한 방울 없이 반죽하는 법

소금에 절여진 애호박 그릇에 전분가루를 조금씩 뿌린다. 가루를 한꺼번에 쏟지 말고 채소 표면을 얇게 덮는다는 느낌으로 섞는다. 전분가루는 밀가루보다 입자가 단단해 채소 표면에 잘 달라붙는다. 호박에서 나온 물과 전분가루가 섞여 걸쭉한 느낌이 들면 손질해둔 부추와 청양고추를 넣는다.

부추는 세게 주무르면 풋내가 나기 쉬우니 손끝으로 살살 버무리며 섞어준다. 반죽에 달걀을 넣지 않는 것이 바삭함을 살리는 중요한 지점이다. 달걀은 전을 부드럽게 만들지만 전분가루만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방해한다. 가루가 채소들을 서로 붙여줄 정도로만 묻었다면 반죽은 완성이다.

달궈진 팬에서 바삭하게 익히기

팬을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다. 전분가루로 만든 전은 기름과 만났을 때 표면이 튀김처럼 변한다. 팬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름을 써야 전이 타지 않고 고르게 익는다. 팬이 달궈졌을 때 반죽을 한 입 크기나 넓은 모양으로 올린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불은 중간 불과 센 불 사이를 유지하며 빠르게 익혀낸다.

반죽을 올린 뒤에는 바닥면이 완전히 굳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전분은 익으면서 투명해지고 채소들을 강하게 결합시킨다. 가장자리가 노랗게 변하고 투명한 빛이 돌면 그때 뒤집는다. 뒤집개로 살짝 누르면 속까지 열이 잘 전달돼 수분이 날아가며 더 바삭해진다. 앞뒤로 노릇하게 색이 나면 불을 끈다.

소화 잘되는 건강한 한 끼

전분가루 애호박전은 밀가루를 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소화가 잘 돼서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애호박은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를 덜어주고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도 담고 있다.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은 신진대사를 돕는다. 단순한 간식을 넘어 건강을 챙기는 식사가 된다.

요리 전문가 A 씨는 밀가루 대신 전분가루를 쓰면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소에서 나온 즙으로만 반죽을 만드는 방식은 영양소 손실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물 없이 요리한다는 사실은 요리하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다.

맛을 돋우는 소스와 차림새

구워낸 전은 따뜻할 때 바로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접시에 담을 때는 전끼리 겹치지 않게 두어야 수분이 차서 눅눅해지는 일을 막는다. 채망에 잠시 올려 기름기를 뺀 뒤 상에 올리면 마지막 한 점까지 바삭하다. 간장에 식초를 조금 섞고 고춧가루를 뿌린 양념장을 준비하면 맛이 더 살아난다. 식초의 신맛은 전의 느끼함을 씻어준다.

조금 더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장아찌 국물에 찍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전분가루로 만든 전은 식으면 쫄깃한 맛이 강해져 나름의 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갓 부쳐낸 소리와 식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정성이 담긴 소박한 전 한 접시는 지친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된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