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 끝에 JTBC와 KBS가 손을 잡았다. 협상에 참여했던 MBC와 SBS는 결국 공동 중계에 합류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번 월드컵은 JTBC와 KBS를 통해 방송되게 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JTBC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TV 중계권 재판매를 마무리하고 KBS와 공동 중계를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JTBC가 지상파 3사에 같은 조건을 제시해 21일까지 답신을 받은 결과 KBS만 최종 합의에 이른 것으로 MBC와 SBS는 협상에 참여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중계권료를 두고는 방송사 간 온도 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JTBC와 KBS는 140억원 수준에서 협상을 타결했고, MBC와 SBS는 12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협상이 불발됐다.
이번 협상은 월드컵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결론이 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6월 11일 현지에서 막을 올린다.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3국이 공동 개최하는 첫 월드컵이자 104경기로 치러지는 첫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 규모가 커진 만큼 중계권 협상에도 관심이 쏠려왔다
월드컵 중계권 협상 과정
JTBC는 앞서 2025~2030년 월드컵과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뒤 지상파 방송 3사와 재판매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JTBC 단독 중계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지상파가 빠지자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국민 다수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상파 없이 봐야 하는 상황을 두고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같은 갈등이 반복되자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중재에 나섰다.
지난달 말에는 방미통위 김종철 위원장과 KBS 박장범 사장, MBC 안형준 사장, SBS 방문신 사장, JTBC 전진배 사장이 만나 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지상파 3사 사장단은 이번 중계권 사태를 촉발한 JTBC에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쪽에서는 그동안 KBS·MBC·SBS가 ‘코리아풀’을 통해 중계권을 공동 구매하며 과도한 가격 경쟁을 막아왔는데, JTBC의 단독 입찰로 이 관행이 깨졌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수백억원 단위 중계권료를 떠안는 순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부담도 컸다. 방송가에서는 “중계권을 사는 즉시 수백억원의 적자를 떠안게 되는데 현재 방송 환경에서 굳이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왔고, 손실이 뻔한 상황에서 중계권을 사들일 경우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JTBC는 지상파 3사가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JTBC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상파 3사와 성실하게 협상을 벌여왔고, 최근에는 큰 적자까지 감수하면서 마지막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JTBC 설명에 따르면 지상파 각사에 전체 중계권료에서 디지털 재판매액을 뺀 나머지 중계권료를 중앙그룹과 지상파 3사가 절반씩 나눠 부담하자는 안을 제시했고, 이 안이 적용되면 JTBC가 50%를 부담하고 지상파 3사는 각각 약 16.7%씩 부담하는 구조였다.

JTBC·KBS 공동 중계
JTBC는 월드컵 중계를 위해 대규모 제작진과 기술 인력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배성재 캐스터를 비롯한 중계진도 투입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JTBC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중계 협상도 길어진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철저히 준비해 안정적인 중계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첫 경기는 한국시간 6월 12일 오전 11시 체코전이다.
이번 결정으로 북중미 월드컵은 JTBC와 KBS가 함께 중계하고, MBC와 SBS는 이번 대회 TV 중계에서 빠지게 됐다. 월드컵과 올림픽처럼 국민적 관심이 큰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둘러싼 중계권 협상 구조가 다시 한 번 방송가 이슈로 떠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