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맞은 기분” 부산서 무려 5마리 한꺼번에 잡힌 165cm 넘는 '이것'

2026-04-23 06:30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 희귀 어종, 부산에서 5마리 포획

부산 해역에서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희귀 어종이 하루에 5마리나 무더기로 잡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 KNN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부산에서 출항한 한 낚시배에서 웬만한 낚시꾼은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돗돔이 하루 동안에만 무려 5마리가 잡혔다.

부산에서 잡힌 희귀어종 돗돔 / 유튜브 'KNN NEWS'
부산에서 잡힌 희귀어종 돗돔 / 유튜브 'KNN NEWS'

연간 30마리밖에 안 잡히는데…하루에 5마리 포획

돗돔은 수심 500m 안팎의 심해에서 서식해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운 희귀 어종이다. 국내에선 1년에 30여 마리 정도가 잡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돗돔은 주로 암초 사이에 서식하기 때문에 그물보다 낚시가 효과적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용왕이 점지한 자만 잡을 수 있다'는 전설까지 내려온다. 연간 30마리 남짓 잡히는 어종이 하루에만 5마리 포획된 것은 그만큼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부산 낚시배에서 돗돔을 잡고 있는 모습 / 유튜브 'KNN NEWS'
부산 낚시배에서 돗돔을 잡고 있는 모습 / 유튜브 'KNN NEWS'

성인 키만한 돗돔 잡혀...길이 165cm, 무게는 90kg

이번에 잡힌 돗돔들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길이가 165㎝로 성인 키만 했고, 무게가 90㎏에 달했다.

크기만큼 힘도 상당하다. 5마리 포획에 성공한 김광효 선장은 KNN과 인터뷰에서 "(잡을 때는) 두세 명이 같이 버텨줘야 하고 혼자 하면 낚싯대를 빼앗겨 버리거나 딸려 들어가는 그 정도까지 힘들다"라며 "로또 맞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완도에서 잡힌 사람 키만한 초대형 돗돔 자료 사진 / 뉴스1(완도군 제공)
과거 완도에서 잡힌 사람 키만한 초대형 돗돔 자료 사진 / 뉴스1(완도군 제공)

한 마리에 수백만 원 '꿈의 어획물'…"숙성하면 맛 표현 못 할 정도"

돗돔은 맛과 희소성 덕분에 어시장에서도 최고급 어종으로 분류된다. 보통 kg당 4~6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크기가 클수록 가격이 더 높다. 2015년 제주도 북동쪽에서 잡힌 약 115kg짜리 돗돔이 무려 520만 원에 낙찰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에 잡힌 90kg급 대형 개체 역시 상당한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돗돔은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해 횟감으로 인기가 많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타민 B1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도 꼽힌다.

결이 곱고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돗돔회는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숙성을 거친 돗돔회는 감칠맛이 더욱 깊어져 별미로 꼽히며, 최대 열흘까지 숙성시킬 수 있는데 숙성한 돗돔은 맛 표현을 함부로 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돗돔은 살뿐 아니라 껍질·내장·뼈까지 버릴 게 없는 어종으로 통한다. 특히 간은 '최고의 백미'로 꼽히지만, 비타민A가 고농도로 농축돼 있어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돗돔회 / 유튜브 'Wooang 우앙'
돗돔회 / 유튜브 'Wooang 우앙'

"지진 전조 아냐?" 확산되는 소문…"과학적 근거 없어"

이례적인 출현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지진 전조설이 퍼졌다. 일각에서는 일본 대지진 전조설과의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심해어 출현이 잦을 때 지진이 이어졌다는 사례가 언급되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사한 해석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을 긋는다. 김도균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심해 어종 출현과 지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확인된 적이 없다"며 "지진 전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로부터 지진의 전조로 여겨져 온 심해어종. 사진은 심해어종 산갈치 자료 사진  / 뉴스1
예로부터 지진의 전조로 여겨져 온 심해어종. 사진은 심해어종 산갈치 자료 사진 / 뉴스1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따로 있다. 해양수산부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국 연안의 평균 해수 온도는 약 1.2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돗돔을 비롯한 열대·온대성 어류들이 우리 연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온 상승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심해 어종의 활동 수심이 변하거나 산란 시기가 앞당겨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 확산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돗돔은 어린 치어일 때는 얕은 바닷가에서 살다 성체가 되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기며, 산란기인 5~7월에는 수심 60m인 곳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이번 포획 역시 산란기가 가까워지는 시기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KNN NEWS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