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번화가에서 운행 중인 차량에 팔을 고의로 부딪히는 이른바 '손목치기' 수법을 이용해 상습적으로 돈을 챙긴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경찰청은 사기 및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동안 서행 중인 차량에 접근해 팔을 고의로 부딪힌 후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80차례에 걸쳐 1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범행은 부전시장과 서면 롯데백화점 인근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무직인 A씨는 이런 식으로 편취한 돈을 숙박업소 결제와 술값 등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 CCTV, 은행 계좌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혐의를 입증했다.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운행 차량에 신체를 고의로 접촉하는 등 사고를 위장한 범죄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교통사고 접수 후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달라"며 "앞으로도 교통사고를 위장한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수사로 불법행위 근절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의로 접촉하는 '손목치기' '발목치기' 수법?
'손목치기'는 골목길 등을 지나는 차량에 고의로 손목을 갖다 대는 수법으로 합의금 등을 편취하는 행위다. 서행하는 차량의 차체나 사이드미러 등에 손목·팔뚝·팔꿈치 등을 슬쩍 갖다 대거나 부딪힌 뒤, 마치 차가 먼저 자신을 친 것처럼 행동하며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현장에서 합의금을 요구할 수 있다.
'발목치기'도 이와 유사하다. 차체에 고의로 발을 들이밀어 부딪히는 수법으로 자칫 운전자 입장에서 본인 과실로 인식할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7일에는 천안 일대에서 5년여에 걸쳐 106건의 고의 사고를 내고 보험사로부터 1억 9000만 원 상당을 받아낸 30대 오토바이 배달원 B씨가 구속 송치됐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오토바이 운전 중 옆으로 진행하는 차량이나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에게 고의로 손목이나 발목을 밀어 접촉하는 '손목치기' '발목치기' 수법으로 34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만들었다. 이 밖에도 블랙박스나 센서가 없는 차를 대상으로 뒤를 따라가 후진할 때 오토바이를 가까이 붙여 들이받게 하는 수법도 이용해 72건의 교통사고를 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30대 남성이 같은 해 10월부터 두 달간 부산에서 출근길 골목길로 진입하는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고의로 손을 부딪쳐 11건의 교통사고를 유발해 건당 10~15만 원의 합의금을 챙겨 적발된 사례도 알려졌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르면 이 같은 보험사기는 일반 사기죄보다 엄격하게 처벌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가중처벌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초기 대응도 중요하다. 차량과 접촉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현장에서 합의금을 급하게 요구한다면 고의 사고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경우 차량을 안전한 곳에 정차한 뒤, 경찰에 교통사고 접수를 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주변 CCTV 위치를 확인하거나 목격자를 확보하는 것도 도움 된다.
또한 평소에도 블랙박스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야간이나 골목길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주의 깊게 주행해야 한다. 고의 사고가 의심될 경우에는 경찰 신고를 통해 기록을 남겨 추가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