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건의 핵심은 ‘돈을 냈으니 내가 너보다 무조건 위다’라는 얄팍한 우월감에 있다. 햄버거 세트 하나를 결제한 영수증은 음식을 받을 권리를 증명할 뿐, 일하는 직원의 인격과 감정까지 샀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영상 속 여성은 직원이 규정대로 리필을 거절하자, 자신이 누려야 할 ‘고객으로서의 대우’를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은 까맣게 잊은 채, 내가 쓴 돈의 크기가 곧 내 계급이라고 착각하는 씁쓸한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폭력이 단순히 욱해서 저지른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상 속 가해자는 다짜고짜 불만을 쏟아내고, 작정한 듯 콜라를 들이붓는 등 처음부터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만약 심심해서 벌인 일이라면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고,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엉뚱한 곳에 푼 것이라 해도 타인을 자기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삼는 행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나의 입장에서도 이 현상은 결코 낯설지 않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거나 SNS로 소통할 때, 누군가는 나에게 “내가 너한테 돈과 시간을 썼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한다”며 억지를 부리거나 폭언을 쏟아낸다. 매장 직원이 마주하는 계산대 앞의 진상 고객과, 화면 너머에서 연예인에게 악플을 던지는 사람들의 심리는 놀랍도록 닮아 있다. 둘 다 자신이 쓴 아주 적은 돈이나 관심을 핑계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마음대로 휘두르려 한다.
결국 이 사건은 우리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인격을 이토록 가볍게 여기게 되었을까. 현장에 있던 직원이 "폭행을 막지 못해 후회스럽다"고 남긴 말은,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방비하게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일하는 직원은 우리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며,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역시 대중의 스트레스 해소용 샌드백이 아니다. 돈이 오가는 관계일수록 가장 기본적인 인간적인 예의가 필요하다.
계산대를 부수고 직원을 때려서 그 사람이 얻어낸 것은 콜라 한 잔이 아니라, 밑바닥까지 추락한 본인의 수준뿐이다. 남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존중받을 수 없다. 우리가 진짜 화내야 할 대상은 영상 속 여성 한 명이 아니라, ‘고객은 왕’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서 남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든 무례함이어야 한다. 이제는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든 폭력과 갑질에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