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연락 끊긴 아들에게 제 수십억 재산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2026-04-26 00:08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무얼 하고 지내는지조차 모른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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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연락이 끊긴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7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프로그램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건강할 때 미리 재산 상속을 준비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여성은 "올해 70세를 맞았으며 젊은 시절 강남에서 입시 학원을 운영하며 쉼 없이 일했고, 남편이 먼저 떠난 뒤로는 조용히 지낸다"며 "평생 일군 재산은 시세 50억 원 정도 하는 강남의 아파트 한 채가 전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유학 간 아들은 십수 년째 연락도 안 하고 명절은 고사하고 내 생일이나 아빠 기일에도 전화 한 통 없다.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무얼 하고 지내는지조차 모른다"고 밝혔다.

반면 딸은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수시로 어머니를 찾아온다. 매달 100만 원씩 생활비도 꼬박꼬박 보내주고 있다.

여성은 딸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요즘 들어 내가 죽고 난 이후의 일이 걱정된다. 내가 덜컥 이 집을 남기고 떠나면 우리 아이들이 어마어마한 상속세를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 싶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지 세금 낼 돈이 없어 헐값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여성은 "솔직히 말하면 두 아이에게 내 재산을 똑같이 나눠주고 싶지 않다"며 "평생 곁을 지켜준 딸과 남보다 못한 아들에게 똑같은 몫을 준다는 건 내 상식으론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을 바쳐 일군 내 재산을 나에게 헌신해 준 딸에게 최대한 많이 남겨주고 싶은데 법적으로 가능한지, 그리고 상속세 부담을 줄이려면 내가 살아있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해두는 것이 현명할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선아 변호사는 "민법은 유언을 통해 법정상속분과 달리 재산을 분배하는 것을 허용하므로 특정 자녀에게 더 많은 재산을 남기도록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일부를 증여하거나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재산을 딸에게 상속하도록 정하는 것도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사연자의 재산은 고가의 부동산 1채이기 때문에 증여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처분 등이 선행돼야 한다. 전체 재산 구조와 세금까지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어머니의 의사와 달리 사후에 아들이 유류분 반환청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상속 설계를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류분이란 죽은 사람의 유언과 상관없이 남은 가족들이 법적으로 무조건 받을 수 있도록 보장된 최소한의 유산 몫을 뜻한다.

박 변호사는 상속세 문제도 지적했다. 변호사는 "50억 원 상당 아파트의 경우 상속세율은 50%이기에 각종 공제를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상속세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세액은 재산 구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 경우 18억원 이상의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전 증여를 통한 분산이나 보험 활용, 그리고 공제 최대 활용 등 장기적인 상속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금이 부족할 경우에 대해서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할 수 있다"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부동산 등으로 세금을 대신 납부하는 물납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장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세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양 의무를 저버린 핏줄에게 재산을 줄 수 없다는 안타까운 사연과 법적 논쟁은 꾸준히 발생해왔다. 이른바 구하라법 사례가 대표적이다.

과거 유명 가수 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뒤 20년 넘게 연락을 끊고 남처럼 살았던 친어머니가 갑자기 나타나 유산의 절반을 당당하게 요구해 국민들에게 큰 사회적 분노를 일으켰다.

자식을 전혀 돌보지 않은 무책임한 부모는 피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유산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뜨거운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상속 결격 사유를 묻는 법률 개정 논의로 이어졌다.

또한 2024년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형제자매에게 무조건 유산을 일정 부분 떼어주도록 강제한 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명확히 판단한 것이다. 특히 부모나 자식 사이라도 오랫동안 부양 의무를 지키지 않고 돌보지 않거나 심각하게 잘못을 저지른 경우에는 이 최소한의 유산조차 받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국회에 법을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후 해당 요구를 담은 민법 유류분 제도 개정안은 지난 3월 17일부로 시행 중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피가 섞인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당연하게 나눠 가졌지만, 이제는 진정한 가족으로서 따뜻한 사랑과 책임을 다했는지가 상속에서 더욱 중요한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