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풍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방과 후 운동장 축구와 야구를 막는 학교가 늘고, 운동회를 열면서도 학생들이 직접 “시끄러워 죄송하다”는 안내문을 써 붙이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학교 현장은 안전사고와 민원 부담을 이유로 조심스러워졌지만, 학부모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문제를 관리와 조정으로 풀기보다 금지로 대응하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공된 기사에 따르면,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 6189곳 가운데 312곳이 교과 시간 외 축구·야구 등 스포츠 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산과 서울의 제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서울에서는 1일형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한 초등학교 수도 2023년 598개교에서 2025년 309개교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장 놀이뿐 아니라 교외 체험활동까지 함께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운동회를 앞두고 학생들이 담벼락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적은 손글씨 안내문이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교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안전과 책임 문제다. 좁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 다른 학생이 다치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학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외감과 형평성 문제까지 민원으로 제기되면서, 현장에서는 “허용 후 관리”보다 “사전 금지”가 더 쉬운 선택이 돼 가고 있다. 현장체험학습 역시 비슷하다.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민감해지면서, 체험의 교육적 필요보다 위험 관리가 우선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도 오랜 기간 현장체험학습 안전길라잡이와 안전 중심 운영 원칙을 제시해 왔다.
문제는 이런 현실이 교육 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어긋난다는 점이다. 교육부의 학교체육 활성화 계획은 초등 1~2학년의 신체활동 영역을 144시간 편성·운영하도록 하고, 학생들의 신체활동 기회를 넓히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자발적 놀이와 체육 활동이 줄고 있다. 결국 지금 학교가 마주한 과제는 “아이들을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치지 않게 뛰게 할 장치와 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에 가깝다. 안전과 민원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부담이 결국 아이들의 운동장과 체험학습, 운동회까지 줄여버리는 방식으로 귀결된다면 교육의 균형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